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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에 꽂힌 젊은 총수들 “상상 속 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미래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로봇기술' 낙점
현대차 정의선, 웨어러블 로봇·서비스 로봇 육성
LG 구광모, 로봇조직·인력 통합으로 역량 확대
한화 김동관, 협동로봇 사업 앞세워 시장 공략
현대중 정기선, 산업용서 유통·물류로 영역 확장
현대차가 인수한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과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춤추는 모습. [현대차 유튜브]

[헤럴드경제 산업부] 국내 대기업 젊은 총수들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산업 육성에 일제히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그동안 취약했던 국내 로봇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산업 현장에서 스마트 팩토리로의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자동화 수요가 높아진 만큼 기업들의 투자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달 미국 로봇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하면서 자사 로봇 신사업 알리기에 본격 나섰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Spot)’, ‘아틀라스(Atlas)’와 함께 춤추는 광고영상을 공개해 한층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로보틱스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인 5대 신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3대 분야로 세분화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의 경우 이동 약자가 건강한 사람처럼 자유롭게 걷도록 돕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MEX(Medical EXoskeleton)’와 제조 공정에서 부상의 위험을 줄이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CEX(Chairless EXoskeleton)’·‘VEX(Vest EXoskeleton)’가 대표적이다.

‘MEX’는 지난해 공개된 브랜드 캠페인 영상에서 양국 국가대표 박준범 선수와 함께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현재 ‘CEX’와 ‘MEX’는 북미 공장에 시범 적용을 완료하고 판매를 앞두고 있다.

전기차 자동충전 로봇 ‘ACR(Automatic Charging Robot)’은 이르면 올해 현장에서 시범 운행될 예정이다. 전기차를 충전기 앞에 세우면 로봇 팔이 자동으로 커넥터에 삽입해 급속 충전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이밖에 자율주행 물류 배송로봇 ‘따르고’는 올해 현대글로비스 신사옥에서 운영될 예정이며 향후 물류센터나 도심 내 아파트에도 적용을 검토 중이다.

LG전자의 협동로봇 ‘LG 클로이 바리스타봇’. [LG전자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로봇 사업을 낙점하고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취임 직후인 지난 2018년 7월 산업용 로봇업체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듬해 조직개편을 통해 LG전자 대표이사(CEO) 직속으로 로봇사업센터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 BS사업본부 내 로봇사업담당으로 재편하며 로봇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LG 클로이’라는 통합 브랜드를 내세워 호텔과 병원, 식음료 시설(F&B)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봇을 잇달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국내 최초로 ‘로봇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을 획득한 ‘LG 클로이 바리스타봇(LG CLOi BaristaBot)’을 비롯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인 ‘LG 클로이 서브봇(LG CLOi ServeBot)’ 등이 대표적이다.

외부협력과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월 로봇 인프라가 풍부한 미국 보스턴에 ‘LG 보스턴 로보틱스랩(LG Boston Robotics Lab)’을 설립했으며 4족 보행과 물체조작 기술 분야의 권위자인 김상배 MIT 기계공학부 교수와의 공동 연구에도 나섰다.

한화그룹 3세 김동관 사장이 전략부문장으로 있는 ㈜한화는 미래가치 확보를 위해 지난해 8월 한화정밀기계의 협동로봇 사업을 ㈜한화로 이관해 전략적으로 육성 중이다. 그룹의 인공지능(AI) 및 모빌리티 역량을 접목한 첨단 협동로봇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의 커피 만드는 협동로봇 'HCR'. [한화 제공]

협동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에 안전 기능이 보다 강화된 것으로,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공동 작업이 가능한 제조용 로봇을 말한다. ㈜한화는 사업 양수 이후 첫 제품으로 HCR(Hanwha Collaborative Robot) 어드밴스드 모델과 협동로봇 솔루션 패키지인 어드밴스드 솔루션을 올해 초 선보이며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최근 일상의 대부분이 언택트로 전환된 만큼 사람을 보조하는 협동로봇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사람 대신 ㈜한화의 협동로봇이 커피를 만들고 치킨을 튀기거나 진단검사를 하는 역할 테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향후 본격 상용화되면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폭넓게 활용돼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과 정유업을 주축으로 하는 현대중공업그룹은 3세 정기선 부사장 지휘 아래 로봇사업을 주요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적극 육성 중이다. 지난해 5월 현대중공업지주의 로봇사업을 물적분할해 현대로보틱스를 신설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의 호텔 러기지 서비스 로봇 'UNI100-L'. [현대로보틱스 제공]

정 부사장은 현대로보틱스의 대표를 맡고 있지는 않지만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해 KT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구현모 KT 대표이사와 만나 논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정 부사장은 “앞으로 제조업체의 경쟁력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닌 시장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것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로봇사업을 앞세운 혁신을 예고했다.

국내 산업용 로봇 1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로보틱스는 글로벌 톱티어 로봇기업으로 발돋움해 2024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 영역을 산업용 로봇에서 유통·물류 및 개인 일상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호텔 서비스 로봇이다. 지난해 KT로부터 500억원을 투자 받은 현대로보틱스는 KT와 손잡고 호텔 어메니티 로봇과 F&B 서빙 로봇을 출시했다. 올해 5월에는 호텔 로비에서 투숙객 방으로 짐을 배송하고, 객실 위치를 안내하는 로봇도 선보였다.

현대로보틱스는 이른바 '치킨 만드는 로봇'을 앞세워 ‘푸드테크(Food-Tech) 시장’에도 진출했다. 글로벌 치킨 프랜차이즈 KFC와 손잡고 지난해 10월부터 치킨 제조 자동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로봇산업은 제조업용, 개인서비스용, 전문서비스용을 불문하고 전후방 연관산업에 대한 파급력이 어느 다른 업종보다 막대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자체 연구개발 활동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앞을도 전후방산업을 불문한 투자가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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