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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처·스타트업 ‘IT개발자 모시기’ 전쟁
구인공고 전년비 77% 급증
고연봉·안정성 대형업체 쏠림
인력난 넘어 제2벤처붐 찬물 우려
인재·R&D 정부지원금 확대
스톡옵션 규제 해소도 해법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업계 최고대우, 스톡옵션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IT 개발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스트라드비젼 제공]

중소 벤처기업과 스타트업들의 IT개발자 구하기가 전쟁 수준이다.

최근 각광받는 인공지능(AI), 딥러닝, 머신러닝 분야의 고급 인력의 몸값은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 수준. 이를 감당하기 힘든 벤처나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놓고도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단순 인력난을 넘어 제2 벤처붐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IT업계의 개발인력 구인전쟁은 지난해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치열해졌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최근 1년 간 IT직종의 구인공고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6월 기준 전년 대비 77.6% 급증했다. 1년 전인 작년 6월의 -6.6%와 비교해 관련 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특히, 대형업체의 IT인력 모집이 크게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1000명 이상 중견·대기업의 인력 모집이 크게 늘었다. 전년 대비 101.2%로 2배 넘게 증가하며 IT개발자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지난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이후 움추렸던 기업들이 언택트 비즈니스에 대거 몰리며 지난 하반기 이후 구직공고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여기에 높은 연봉과 안정성을 앞세운 대형 IT업체들로 인력들이 몰리고 있다. 소규모 벤처·스타트업의 개발자 구인난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로 대변되는 대형 업체들이 벤처·스타트업들로선 감당하기 힘든 연봉와 처우를 제시하다보니 인력 쏠림은 당연한 일. IT개발자의 경우 초봉이 6000만원선 이상에서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외에서 학위를 받은 박사급 개발자의 경우 연봉 1억5000만원은 기본으로 받는다. 2~3년 뒤에는 2배 이상 수직 상승하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개발자들이 아직 시장성이 검증이 되지 않은 벤처·스타트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대형업체를 선호하는 경향도 구인난을 부추긴다.

이런 탓에 벤처·스타트업들은 ‘개발자 모시기’에 갖은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한 스타트업의 경우 개발자 10명을 채용한다는 구직공고를 내고 반년이 지났지만 목표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더 많은 개발자가 필요하지만 이를 구하지 못해 사업스케줄이 지연되고 있다.

이 회사 대표는 “동종업계의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개발인력이 없어 시장 경쟁에서 뒤쳐질까 걱정이 크다”며 “대형업체에 준하는 연봉을 제시하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는데, 맞는 인력을 구하는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벤처·스타트업 대표들은 개발인력 구인난 해소를 위해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면, 해당업체 소재지역의 인재를 영입할 경우 지원금을 준다거나 R&D 지원액을 늘려주는 등의 방법이다.

비상장 기업들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인재영입 수단인 ‘스톡옵션’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상장 이후 대박이 나도 스톡옵션 행사에 발목을 잡는 규제들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 이 때문에 개발인력 유인책이 되지 못한다는 게 IT업계의 지적이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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