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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모가 거품 논란’ 크래프톤, 금감원 정정 요구에 결국 공모가 낮춰
배틀그라운드·중국 시장 의존 인정…기업가치 1위 국내 게임사 가능성은 여전
14∼27일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8월 2∼3일 일반 투자자 중복 청약 가능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상장 추진 과정에서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싸인 크래프톤이 주력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인정하며 결국 공모가를 내렸다.

크래프톤은 1일 공모가 희망 범위(밴드)를 낮춘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크래프톤의 새 공모 희망가는 40만원∼49만8000원으로 처음에 제시한 45만8000원∼55만7000원보다 5만원 정도 내려갔다.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3조4617억원∼4조398억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기존 최대 공모액인 2010년 삼성생명의 4조8881억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정정 전 공모가 기준 공모액은 4조6000억원∼5조6000억원으로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에 따라 희망 공모가액 기준 시가총액도 19조5590억~24조3510억원으로 떨어졌지만, 국내 게임사 중 기업 가치 1위에 오를 가능성은 여전하다.

대개 대형 공모주의 공모가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된 점에 미뤄보면 크래프톤이 상장 후 국내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18조원)는 물론이고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한 넥슨(약 22조원)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여지는 충분하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달 16일 증권신고서를 냈으나 금융감독원이 공모가 산정 기준을 명확히 기재해달라며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해 공모가를 다시 산정했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정정 전 증권신고서에서 자사 기업가치를 35조736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실적에서 크래프톤을 앞서는 엔씨소프트 시가총액(1일 기준 18조3097억원)의 약 2배에 이른다.

애초 크래프톤은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비교 대상으로 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국내외 대형 게임회사 7곳과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 2곳을 제시했다.

'배틀그라운드' 등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 모델을 근거로 비교 대상을 선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으나, 아직 사업 초기로 특별한 성과가 없어 월트디즈니 등과 비교는 무리라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적정 시가총액을 29조1662억원으로 제시한 정정 신고서상에는 비교 대상에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업체 4곳만 들어갔으며 월트디즈니 등은 빠졌다.

이와 관련해 크래프톤은 “IP를 바탕으로 게임을 넘어 영화, 음악,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확장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사업 초기 단계인 관계로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비교회사 선정 시 제외했다”고 밝혔다.

증권신고서상 매출처로는 퍼블리셔(배급·서비스)인 A사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68.1%, 올해 1분기에는 71.8%를 차지했다.

A사는 중국 텐센트로 추정되는데, 이 회사는 ‘배틀그라운드’와 흡사한 ‘화평정영’을 현지에 서비스하면서 크래프톤에 수수료를 주고 있다.

크래프톤은 “향후 중국 내에서 게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거나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의 경우 당사가 이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당사 사업,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은 총 864만4230주다. 신주 모집이 562만4000주(65%), 구주 매출이 303만230주(35%)다.

정정 전 증권신고서와 비교하면 신주 모집규모가 애초 700만주에서 137만6000주 줄었다.

구주매출은 최대주주 특수관계법인인 벨리즈원유한회사 지분 6.4% 전량(276만9230주)과 김창한 대표이사(14만주), 계열사 등기임원 김형준씨(10만주)와 조두인(2만1000주)씨가 일부 내놓는 지분으로 진행된다.

크래프톤은 오는 14∼27일에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고, 8월 2∼3일에 일반 청약을 받는다. 이어 8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다. 삼성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여러 증권사를 통한 일반 투자자들의 중복 청약은 가능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공모주 중복 청약이 금지되는 6월 20일 이전에 첫 증권신고서를 냈는데, 증권신고서 최초 접수일을 기준으로 제도 변경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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