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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국회를 바라보는 불안한 눈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3년 반 만에 최고치인 9%까지 올랐고, 경제대국인 미국도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5%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소비자물가가 9년 만에 가장 높은 2.6%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식료품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물가 상승에 대한 체감도가 높은 상황이다.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어느 때보다 가슴에 와닿는 때인 듯하다.

인플레이션은 다양한 경제적 현상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경제학자들은 최근 글로벌 인플레의 원인으로 과도한 통화유동성을 꼽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정부 역시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투하했다. 이는 백신 접종과 함께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세계 경제가 장기 인플레이션 구간의 초입에 들어선 것인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덕분에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는 관련 논쟁에서 소외되고 있는 듯하다. 다른 정부들은 중앙은행과 적정 통화량과 함께 금리 인상을 두고 기싸움을 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아직도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국회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도 부동산부터 식료품, 공산품, 서비스 요금 등 안 오른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플레이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데도 말이다. 추가경정예산 재원 마련에 따른 정부 부채에 대한 걱정은 차치하더라도 국회가 2차 추경 규모로 주장하는 35조원이 시장에 풀렸을 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 누구도 고려하지 않는 듯하다.

사실 정부가 주는 ‘공짜 돈’을 마다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공짜 돈’이 사실 공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지원금 몇 십만원 받아 당장 가계에 보탬이 될 수 있겠지만 향후 받은 지원금 몇 배의 세금을 더 내야 할 수도 있다. 시중에 풀린 자금으로 물가가 뛰면 지금보다 생활비가 더 들 수도 있다. 국가 부채가 단기간 급증하다 보니 세수를 늘려도 감당하기 어려워 그 부담을 우리 다음 세대가 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추경을 하는 이유가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그 목적에 집중해서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고소득자들에겐 몇 푼의 지원금보다는 캐시백 지급 기준을 낮추거나 캐시백 대상 업종을 확대하는 게 낫다. 이렇게 하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중소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등에게 돌아가는 지원금이 더 많아질 수 있다. 또 국민이 쉽고 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의무휴업이나 대형 쇼핑몰 입지 제한 등 일부 규제만 완화돼도 더 편하게 쇼핑할 수 있다. 정부 예산은 국민의 피와 땀의 결정체인 세금으로 마련된다. 이것을 국민이 아닌 여당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쓰여선 안 된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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