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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봄소리 “잠시도 한눈팔 수 없는 연주...제 앨범이 영화 ‘본 아이덴티티’ 같데요”
韓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첫 DG 전속...‘바이올린 온 스테이지’ 발매

김봄소리(사진)의 바이올린엔 드라마가 있다. 감정의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섬세한 선율에 담긴다. “영화 ‘본 아이덴티티’ 같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액션이 이어지는 영화와 같은 음반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반응이다. 김봄소리는 “여러 감정이 농축된 곡들을 담았다”고 했다.

김봄소리는 한국인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최초로 124년 전통을 자랑하는 클래식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DG)과 전속계약을 맺고, 최근 새 음반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Vilin on Stage)’ 선보였다. 한국인으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소프라노 박혜상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음반은 김봄소리에게도 새로운 시도였다. 정통 바이올린 소나타가 아닌 오페라, 발레, 춤을 바이올린 편곡으로 연주했다. 제목에는 “오페라, 발레, 춤 등 무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예술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20세기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즐겨 했던 프로그램이다. “오페라와 발레 음악에 영감을 받아 바이올린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편곡의 작품을 했다”고 한다.

총 9곡이 담긴 앨범에선 폴란드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비에냐프스키가 시작을 열고, 끝을 맺는다. 그 사이 차이콥스키와 왁스만, 글루크, 마스네, 생상스를 거친다. 편곡은 오스트리아 작곡가 미하엘 로트가 맡았다. 김봄소리는 “어릴 땐 비에냐프스키를 연주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다”며 “기교에 치우쳐 자기 과시를 하게 되진 않을까 편견이 있었는데 여러 작품을 해오며 마음 속에 우러나는 것을 바이올린으로 잘 표현한, 깊이가 있는 작품이라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도이체 그라모폰 발매로는 처음이지만, 김봄소리에겐 이번이 세 번째 음반이다. 2017년엔 비에냐프스키와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2019년엔 폴란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와 함께 실내악 듀오 앨범을 발매했다. 세 번째 음반에서 김봄소리는 “이전 앨범과는 다른 저의 색깔을 잘 드러내고 좋은 실내악 주자이자, 협연자로, 그러면서도 솔로이스트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 김봄소리가 보여주고,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차곡차곡 담았다. 단지 기교가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닌 이야기를 담고, 드라마를 만드는 연주자를 꿈꾼다. 그는 “바이올린과 친해지다 보니 내 목소리처럼 쓸 수 있겠다는 확인이 들었다”며 “(기교에 중점을 둔) 바이올리니스틱한 부분이 아닌 싱어 같은 바이올리니스트, 노래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이고 싶다”고 했다.

“싱어들은 노래할 때 어떤 캐릭터나 상황이 그림으로 그려져요. 악기를 하는 사람들은 텍스트가 없어 상상력을 열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리스너의 입장에선 가이드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노래하는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것은 시각적인 이미지를 상상하게 하고, 특정 공간에 갇히지 않는 연주자라고 생각해요. 어떤 곳에 있어도 청중이 다른 세상에 온 것 같고, 다른 시간을 상상하게 하는 그런 아티스트이고 싶어요. 짧은 시간이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는 잊을 수 없는 한 순간을 전해줄 수 있으면,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 시간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 김봄소리는 23일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 25일 안성맞춤아트홀과 26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로 관객과 만난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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