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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70년대생도 온다

알파벳 세대 구분의 시작은 ‘X세대’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생 정도다. 몇 가지 특징이 있다. 해방 후 또는 전후 세대를 부모로 뒀고, 고속 경제성장 과정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무선카세트와 컴퓨터 등 개인화된 전자기기를 청소년 때부터 접했고, 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학생활을 했다. MTV를 즐기던 세대로, 서태지 이후 K-팝의 시작을 함께했고, 유학까지는 아니더라도 어학연수로 해외생활을 경험한 이도 상당하다. 졸업 즈음에 외환위기를 맞아 본격적인 취업난이 시작된 것도 X세대부터다. 공시생의 원조다. 인터넷 전신인 PC통신 세대이고, 메타버스가 원조격인 싸이월드의 주이용자다. MZ세대와 연결되는 지점들이 적지 않다.

지금 주요 기관의 간부와 최고경영자(CEO) 등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리더 대부분이 베이비붐 세대, 586들이다. 주로 1980년대에 대학생활을 했다. 민주화투쟁의 시대고, 오일쇼크 같은 위기도 없이 경제가 가장 좋았던 때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던 때라 취업도 X세대보다는 쉬웠다.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앞선 1950년대생에 비해 고속 승진 기회는 줄었지만 가파른 임금상승과 자산가격 상승을 겪으며 상당한 자산을 축적하기도 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며 우리 사회의 기반이 되고 있는 MZ세대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의 중추가 베이비붐 세대에서 X세대로 빠르게 바뀌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미 경제계에서는 X세대의 시대가 시작됐다. 국내에서 1조원 이상 상장주식을 가진 부자들은 26명이다.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은 이는 홍라희, 이서현, 정몽구, 정몽준 등 4명을 제외하면 최고경영자(CEO) 22명 가운데 10명이 X세대(1968~1980년 출생)다. 삼성전자 이재용(1968), 호텔신라 이부진(1970), 현대차 정의선(1970), 하이브 방시혁(1972), 넷마블 방준혁(1968), LG 구광모(1978), 일진 허재명(1971), 펄어비스 김대일(1980), 효성 조현준(1968), 이마트 정용진(1968) 등이다. 해외주식으로 넓히면 쿠팡 김범석(1978), 넥슨 김정주(1968)가 추가되고, 예비 후보를 포함하면 장병규(1973)까지 13명이 된다. 대기업 일가를 제외하면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부상하는 업종과 기업인들은 거의 전부가 X세대다. Z세대의 부모이자, M세대와 호흡을 맞춰가는 이들이다.

군사정부와 반독재에 대한 민주화투쟁으로 점철됐던 20세기의 정치가 21세기에는 ‘보수’와 ‘진보’라는 이름으로 이데올로기 대결을 벌여왔다. 그래도 20세기는 ‘자유’와 ‘인권’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21세기 이데올로기 대결은 아무리 봐도 국민의 편을 갈라 자신들의 권력욕을 채우려는 다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올 하반기는 정치의 시간이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경제를 얘기하지만 언제나 표를 얻기 위한 경제였다. 선심 쓰듯, 용돈 주듯 국민을 어르고 달래는 것은 과거부터 해오던 ‘꼰대질’이다. 이데올로기 시대라면 먹힐지도 모르겠지만 MZ세대에도, X세대에도 통할 수는 없다. 90년대생이 오고 있다. 70년대생들은 이미 중앙에 오르고 있다. ‘꼰대 정치’는 끝장을 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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