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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싱가포르 거점…‘글로벌 기업’ 고삐죄는 쿠팡
싱가포르 기반 동남아 공략 채비
일본에서 시범 배달서비스 시작
김범석 ‘글로벌 경영’ 가속화 포석
국내 의장·등기이사직 내려놔

최근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쿠팡이 중국 현지에서 배달플랫폼 쿠팡이츠 인재 모집에도 나섰다. 쿠팡은 최근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공략 준비를 하며, 일본에서 근거리 즉시 배달서비스도 시작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당시만 하더라도 일단 한국시장에 집중하겠다며, 해외진출은 가능성 정도만 언급했던 쿠팡은 상장 이후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초 김범석 의장이 국내 법인의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지 반년 만에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한 것도 글로벌 경영에 전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쿠팡이츠, 중국인재도 글로벌 채용=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중국 현지에서 쿠팡이츠를 담당할 데이터 전문가, 엔지니어 등을 모집중이다. 쿠팡은 현재 중국에 베이징, 상하이, 선전에 자회사가 있다.

중국 법인의 역할은 현지에서 상품을 소싱하고, 한국까지 빠르게 보내주는 ‘로켓직구’가 주된 업무다. 쿠팡은 쿠팡이츠를 ‘쿠팡 이커머스 생태계의 핵심 사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다만 이번 채용은 글로벌 인재의 통상적인 채용으로, 아직 중국 지역 내 쿠팡이츠 서비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배달앱이 한국보다 먼저 정착돼, 급성장하고 있는 지역으로 ‘퀵커머스’인 쿠팡이츠도 성장을 모색할 수 있는 곳이다. 중국배달 플랫폼은 메이투안디엔핑(美團點評, 이하 메이투안)과 어러머(餓了麼)가 양대산맥으로 시장의 90%를 차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메이투안연구소의 ‘2019년 및 2020년 상반기 중국 음식배달 산업 발전 보고서’를 보면 2019년 말 중국의 음식배달 시장의 소비자 규모는 도시 상주인구의 절반 이상이며, 2019년 중국의 음식배달 산업 규모는 총 6536억 위안, 즉 한화로 114조원이 넘는 규모로 전년대비 39.3% 성장했다. 수년내에 조 위안 단위 규모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출발한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이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빠르게 안착하면서, 1등인 배달의 민족도 쿠팡이츠를 따라간 상황”이라며 “국내시장에서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쿠팡이츠가 해외시장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범석, 국내 의장직 내려놓고 글로벌 경영 집중= 쿠팡은 싱가폴,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의 말레이시아 등 추가 해외진출 지역도 모색중이다. 쿠팡은 미국에 있는 쿠팡Inc.가 지주회사로 국내외 자회사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한국 외에 미국, 싱가포르, 중국 등의 자회사가 있다.

최근 일본 진출을 진두지휘한 김범석 의장은 쿠팡 한국법인(쿠팡㈜)의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모두 사임했다. 김 의장은 뉴욕 상장 법인인 쿠팡Inc.의 최고경영자(CEO) 및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며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과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이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됐으며, 이사회 의장직은 강한승 대표가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은 지난 10년간 한국시장에 집중해왔으나, 상장 이후 해외 업무가 늘어나면서 해외 신성장동력을 찾는 역할로 위치변경을 확실히 한 것”이라며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쿠팡에 투자하면서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일본에 일본법인 ‘CP재팬’을 설립하고 이달부터 도쿄 시나가와구 일부 지역에서 소형점포를 물류센터로 운영하며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을 바로 배달해주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지언론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그룹(SBG)의 통신 자회사 소프트뱅크와 전자상거래 자회사 Z홀딩스가 쿠팡의 일본 시장 확장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쿠팡은 빠른 배송을 근간에 두고 국가별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훅(hooq)’을 인수하는 등 ‘쿠팡플레이’ 서비스에 힘을 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쿠팡은 17일 발표한 부산의 2200억원 규모의 물류센터 투자 또한 해외진출 전진기지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부산 물류센터는 수출입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및 해외 진출 시 중요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부산 물류센터가 소상공인들의 해외 판로 개척에도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쿠팡은 올해 상장 이후 호남(3월)과 영남(4월), 충청(5월)에 이어 부산까지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들 계획의 누적 투자금은 1조원을 넘어섰으며, 고용창출은 9500명에 달한다. 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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