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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모건, 1.1조 가치 ‘英 핀테크’ 품다
‘넛메그’와 인수협상 합의
고객 14만명·자산 5조원대
로보어드바이저 활용 기업
美 이외 소매금융 확장 신호탄

미국 은행 JP모건체이스가 영국 온라인 자산운용사 넛메그(Nutmeg)를 인수했다. 미 최대 은행이 핀테크(금융+기술) 본산인 영국에서 앞서 나가는 업체를 껴안은 것이다. JP모건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 소매금융 확장을 위한 신호탄을 쏜 거라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CNBC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이날 넛메그와 인수 협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올해말 영국에서 JP모건 브랜드 아래 독립형 디지털 은행을 출범시키려는 계획을 이번 인수가 보완할 거라고도 했다.

사노케 비스워너선 JP모건 국제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최신 기술을 사용해 영국에서 JP모건체이스를 처음부터 구축하고 있다”며 “고객의 경험을 우리 상품의 중심에 두고 있고, 넛메그가 우리와 원칙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은 넛메그의 가치를 7억파운드(약 1조1070억원)로 본다.

넛메그는 2012년 사업을 시작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영국 최대의 온라인 투자 관리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고객은 14만명이 넘고, 자산은 약 35억파운드(약 5조5351억원)로 파악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연금 등의 상품을 다룬다. 다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해 2019년 2200만파운드의 손실을 기록했다.

JP모건은 지난해 11월 자사가 개발에 도움을 준 상장지수펀드(ETF)를 넛메그에 제공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번 인수를 두곤 JP모건이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전통의 라이벌 뿐만 아니라 급부상 중인 핀테크 업체와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능력 배가에 도움이 될 인수 대상을 찾는 데 훨씬 더 공격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모건스탠리가 최근 몇 년간 200억달러를 투자해 온라인 증권사 E트레이드와 자산운용사 이튼반스(Eaton Vance)를 인수한 점이 다이먼 CEO에게 동기를 부여했을 거라고 CNBC는 봤다. 다이먼 CEO는 이전에 페이팔·알파벳을 포함한 거대 기술기업의 핀테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JP모건이 영국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본격 전개하면 골드만삭스가 2018년 내놓은 소비자 금융 브랜드 마커스와 경쟁하게 된다. 골드만삭스도 내년 1분기께 마커스 고객에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할 걸로 전해졌다.

은행업 전문가들은 “넛메그의 소비자는 주요 은행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지만, 영국에 아직 소비자가 없는 JP모건에 초기 사용자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JP모건의 이번 인수는 영국을 발판으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영역을 해외로 확장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넛메그는 이날 성명에서 “JP모건의 국제 소매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JP모건은 미국에서 이미 개발된 투자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넛메그를 인수한 건 영국과 유럽의 규제 요건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NBC는 영국의 핀테크 시장은 지난해 41억달러의 벤처캐피털 자금을 유치, 세계 최대 규모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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