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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뷰] 카뱅, 시총이 KB금융 추월(?)…“그럴만도 하네”
평균급여 4대銀 대비 80%
1인당 자산·순이익은 더 많아
연공서열 안주 없는 성과주의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상장 계획을 밝힌 카카오뱅크의 추정 기업가치는 최소 20조원 이상이다. 금융대장주인 KB금융지주 시가총액이 23조인 점을 감안하면 버금가거나 더 많을 수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서 ‘굴욕’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 이유를 따지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 많다.

출범 5년차를 맞은 카카오뱅크는 가벼운 몸을 활용해 전통 금융사들을 압도하는 성장성과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인재들에게도 고리타분한 전통 금융사 대신 가고 싶은 직장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연봉 문제가 아니다. 수평적으로 일하면서도 공정한 보상을 받는 문화를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성향과 부합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의 총자산 규모는 26조6500억원으로 1년 새 17%(3조9000억원) 늘어났다.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평균 자산증가율 9%를 크게 앞서며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136억원으로 전년(137억원) 대비 730%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순이익(별도 기준)은 평균 14% 감소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1조8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27%나 줄었다.

높은 성장성에 더해 생산성도 뛰어났다. 카카오뱅크의 직원 1인당 총자산은 292억원으로 4대 은행 평균(264억원)을 상회했다. 직원 한 명당 벌어들이는 이익(충당금 적립 전) 또한 카카오뱅크가 2억3000만원으로 4대 은행 평균(2억1000만원)보다 높았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카카오뱅크는 1.7%로 4대 은행 평균(1.4%)을 웃돌았다.

전통 금융사들보다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인 덕이다. 카카오뱅크는 직원 수가 903명에 불과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특성상 점포 운영에 필요한 인력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4대 은행의 평균 직원 수는 1만4000명으로 카카오보다 약 15배 더 많다.

반면 덩치가 비대해진 전통 은행들은 경직적인 업무 문화와 고용 구조에 발목이 잡혔다. 4대 은행 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9800만원이다. 이 중 국민은행이 1억400만원으로 가장 높다. 그에 비해 카카오뱅크는 7800만원으로 대형 은행들에 비해 약 20% 적다. 노동생산성이나 수익성이 낮은 4대 은행 직원들이 카카오뱅크 직원들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는 기이한 구조인 셈이다.

호봉제에 기반을 둔 임금 체계가 직무와 능력 위주의 공정한 임금 구조를 해치고, 더 나아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고 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작년 6월 기준 금융 및 보험업 사업장 가운데 호봉제를 운용하는 곳은 66.3%로 조사됐다. 전체 17개 업종 중 가장 높다. 제조업과 정보기술(IT)업은 각각 13.6%, 11.7%에 불과하다. 전체 산업의 호봉제 사용 비중 역시 14.4%에 그친다.

그에 비해 카카오뱅크는 단순히 오래 다녔다고 연봉이 오르지 않는다. 보상은 성과급이나 스톡옵션과 같이 성취도와 연계해 지급한다.

카카오 측 관계자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자리 잡았다”며 “불필요한 업무를 최소화하고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방식이다.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가 존재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돈 때문에 우수 인재들이 핀테크로 몰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관행과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일하며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는 합리적인 조직 문화가 매력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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