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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공부 열심히 하시라”…이재명의 이유있는 자신감 [정치쫌!]
尹 공개 행보에 李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
“정치권 검증 받으면 신비감도 사라질 것”
‘경선 연기론’에는 “신뢰 지켜야” 불만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여권 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실력을 쌓아 국민의 유능한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짧게 언급했다. 그간 윤 전 총장을 향해 “국민께 평가받으라”고 했던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의 공개 행보에 오히려 자신감을 보이는 모양새다. 반면, 당내에서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는 경선 연기론에 대해서는 “정치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공개적으로 연기 주장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 지사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당대표-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첫 공개활동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공부를 열심히 하신다니까 열심히 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간 윤 전 총장은 검찰종장직 사퇴 후 공개 활동을 자제하며 이른바 ‘대권 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각계 전문가들과 만나며 현안에 관한 논의를 하면서도 간접적으로 만남을 공개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는데, 첫 공개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대권 도전을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간 윤 전 총장의 ‘대권 수업’에 대해 이 지사는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이 지사의 여의도 싱크탱크인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포럼’ 창립식에서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의 비공개 활동을 두고 “알맹이는 없이 잘 꾸며진 포장지만 보여주려 하니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라며 “정치를 하시려면 국민 앞에 모든 걸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간 주요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선호도 1, 2위를 다퉈온 이 지사 측은 윤 전 총장의 공개 행보를 오히려 반기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딛을 경우, 그간 윤 전 총장의 강점인 신비감은 사라지고, 오히려 본격적인 인물 검증에 경쟁력을 잃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인사청문회를 통과 했었다고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받는 검증은 또 다른 문제”라고 강조하며 “이미 정치권에서 숱한 공격을 받고 재판까지 받았던 이 지사와 달리 윤 전 총장의 현재 지지율은 허물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의 공개 행보에 “공부 열심히 하시라”고 언급한 것 역시 이 같은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윤 전 총장과의 본선 경쟁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당내에서 계속되는 공격에는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이 지사는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경선 연기론에 대해 “원래 정치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신뢰는 약속을 지키는 데서 온다”고 답했다.

이어 “당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눈높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특히 원칙과 상식에 부합하게 하는 것이 신뢰와 진실을 획득하는 길”이라고 덧붙이며 최근 경선 연기론에 불을 지핀 당내 대선주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지사를 향한 공격은 당 밖보다는 내부에서 더 집중되는 모양새다. ‘빅3’로 평가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뿐만 아니라 제3 후보론으로 나선 이광재 의원과 김두관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에 이어 최문순 강원지사도 경선 연기론을 주장하며 이 지사를 공격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 지사의 대표적인 대선 공약인 ‘기본소득’까지 함께 공격하며 여당 내 대선구도는 ‘이재명계’와 ‘반(反)이재명계’로 양분되는 모양새다.

한 이재명계 민주당 의원은 “경선을 잠시 미룬다고 해서 지지율에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당이 또 원칙을 마음대로 바꾼다는 이미지를 줘서는 안 된다”라며 “결국은 당 지도부의 판단이 중요한데,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연기를 주장하고 나서니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이은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해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재로서는 당헌ᆞ당규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대선기획단이 구성되고 논의가 꼭 필요하다면 하게될 것”이라고 답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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