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2분기에는 1분기만큼 선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 상승 전망 속에서도 주식시장 거래대금, 투자자예탁금이 감소하는 등 증권사 수익 구조상 실적 개선이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3941억원으로 4월 48조2013억원 대비 2조8071억원(9.95%)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42조1073억원에 달했던 1월과 비교하면 16조7132억원(39.69%)이나 축소됐다. 6월 들어서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5월 상장주식 회전율은 46.11%로 전월 83.20%보다 37.09%포인트 낮아졌고, 시가총액 회전율도 18.38%로 전월 23.62% 대비 5.24%포인트 감소했다. 두 회전율 모두 지난해 이후 월별 최저 수준이다.

증시 거래대금 및 회전율 감소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거래가 줄어든 데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의 증시 거래대금은 4월 483조6577억원에서 5월 346조1201억원으로 137조5377억원(28.44%)이나 감소했다. 개인이 전체 증시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월 77.96%에서 5월 71.74%로 6.2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기 위해 증권사 거래계좌에 맡겨 놓는 투자자예탁금 또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3일 77조9018억원에 달했던 투자자예탁금은 6월 4일 기준 64조1691억원으로 한 달 새 13조7327억원(17.63%)이 빠져나갔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부진해진 증시 지표들은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수수료수익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수수료수익은 4조5479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3조6520억원보다 8959억원(24.5%)이나 불어났다. ‘동학개미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1분기(2조9753억원)와 비교하면 1년 새 1조5726억원(52.9%)이나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수탁수수료가 2조521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분기 대비 증감도 6689억원(36.1%)로 제일 큰 폭으로 늘어났다.

증시 활황의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자기매매손익도 지난해 4분기 677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818억원으로 4047억원(59.8%) 증가했다.

수수료수익과 자기매매손익의 증가에 힘입어 1분기 판관비차감전영업이익은 7조954억원, 순이익은 2조988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는 동학개미운동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우호적인 환경이지만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는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5월 브로커리지 관련 지표는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25조4000억원의 거래대금 자체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주식시장의 탄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5월에 급락한 개인매매비중은 중요한 변화요인이기 때문”이라며 “5월 코스닥 종목 1423개 중 1018개 종목의 거래대금이 전월 대비 감소했으며 바이오 및 가상화폐 관련 종목의 거래대금이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개인매매비중이 2020년 4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점에서 브로커리지 관련 모멘텀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 증권업종 관련 전반적인 지표는 둔화됐다”며 “5월 시장금리는 5년물이 전월 대비 플러스(+)11bp 로 가장 크게 상승했으나 3년물 또한 9bp 상승하며 전월 대비 보유채권 평가손익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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