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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전대 손 떼고 화장, 나홀로 뒷자리 탑승 ” 이런 ‘자율주행’ 괜찮나요? [IT선빵!]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고 주행 중 각각 화장을 하고 나홀로 뒷자리에 타는 모습 [유튜브,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진 ‘폰타나’에서 사망자 1명, 부상자 2명이 발생한 교통 사고가 있었다. 사망자는 테슬라 모델3 운전자였다. 특히 이 운전자는 평소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을 켠 채 양손을 운전대에서 놓고 주행하는 모습을 자신의 SNS 등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자율주행 기능과 이번 사고 연관성 조사에 착수했다.

자율주행 관련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운전자들의 도를 넘는 운전 행태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IT기업과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지속 고도화하고 있지만, 운전자의 안전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각종 사고 등 부작용만 속출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폰타나에서 테슬라 모델3 추돌 사고가 발생한 모습 [데일리뉴스 홈페이지 캡처]
자동차가 마치 안방인 마냥…자율주행 요지경

유튜브, 틱톡 등 각종 SNS 등에는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고 차가 달리는 와중에도 양손을 운전대에서 놓은 채 여러 위험한 행위들이 등장하고 있다. 여성들은 차가 달리는 도중 양손으로 화장하는가 하면, 일부 커플은 주행 중 ‘라면 먹방’도 올리고 있다.

한 유튜버가 테슬라 자동차 주행 중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고 화장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심지어 한 남성은 자율주행 기능만 믿고 달리는 차 안에서 운전석이 아닌 뒷자리에 홀로 탑승해 결국 경찰에 붙잡히기까지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속도로 순찰대(CHP)는 테슬라 차량 운전석을 비워둔 채 뒷좌석에 탑승해 고속도로 주행을 한 파램 샤르마(25)를 난폭운전 혐의로 체포했다.

샤르마는 테슬라 모델3 뒷좌석에 홀로 탑승해 80번 고속도로의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 베이 브릿지 구간을 주행했다. 고속도로 순찰대는 모델3 운전석에 사람이 없고 뒷좌석에만 한 남성이 앉아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샤르마를 체포했다. 순찰대는 샤르마가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을 작동시킨 상태에서 난폭 운전을 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본 옵션으로 ‘오토파일럿’을 제공하며, 이 기능 사용 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주시하는 등 차량을 적극적으로 제어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운전자가 마음만 먹으면 운전석을 비워둔 채 오토파일럿 주행을 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최근 공개돼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가 테슬라 차량 핸들에 무거운 물체를 매달고 운전석 안전벨트를 채운 뒤 조수석으로 옮겨 타는 시험을 한 결과, 테슬라에서 아무런 경고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뒷자리에 혼자 탑승한 채 주행하다 경찰에 체포된 파램 샤르마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 페이스북 캡처]
자율주행 기술 갈수록 진화하지만…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해주는 레벨2 수준이다. 운행 가능 영역에서 조건부 자율주행(비상시 운전자 개입 필요)이 가능한 레벨3 자율주행차는 향후 1~2년 내 출시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일부 몰상식 운전자들은 현 수준 자율주행 기술에 의존하며 여러 위험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 뒷자리 탑승으로 체포된 샤르마도 현지 방송인 KTVU TV와 인터뷰에서 “테슬라 차가 전기 충전되기를 기다리고 있고 지금 당장이라도 뒷좌석에 앉겠다”며 자율주행 기능에 대해 “사람들이 겁에 질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레벨4 기술이 상용화되더라도 운전자 안전 의식이 필수로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SAE(자동차기술자협회)에 따르면 레벨4 완전자율주행은 차량 스스로 상황을 인지·판단해 비상시에도 운전자의 개입이 불필요한 수준이다.

모빌아이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인텔 뉴스룸 캡처]

이미 모빌아이는 올초 CES2021(소비자가전전시회)를 통해 운전대에서 완전 손을 떼고 뮌헨, 디트로이트 등 도심 자율주행 시연을 선보였다. 비상 주차된 차를 피해 알아서 차선을 바꾸고 후진 차량에도 안전하게 대응했다. 운전자 개입이 없는 사실상 레벨4 수준의 기술이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레벨4 자율주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 자회사인 크루즈(Cruise)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시험 주행하기 시작했다. 크루즈가 테스트하는 자율주행차는 4단계다. 주행과 관련된 모든 판단과 행동을 자동차가 알아서 할 수 있다. 포드는 크로스오버 차량인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4단계를 테스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의 합작사인 모셔널도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네바다주에서 레벨4 자율주행차 사용을 승인받고 테스트에 들어갔다.

국내도 자율주행 안전 장치 마련 목소리 커

한국서는 빠르면 2027년 레벨4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7년 ‘융합형 레벨4 완전자율주행’ 기반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4개 부처는 1조1000억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1등 국가 도약을 위한 범부처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사업기간은 2021~2027년이다. 4개 합동부처가 나서 도심, 전용도로, 비정형도로 등에서 다양한 물체에 대응하며 주행하는 자율주행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2027년 융합형 레벨4 완전자율주행 기반 완성을 위해 ▷차량융합 신기술 ▷ICT융합 신기술 ▷도로교통융합 신기술 ▷서비스창출 ▷생태계 구축 등 5대 분야를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레벨4 완전자율주행과 함께 차량-클라우드-도로교통 등 인프라 융합기술 및 사회 현안해결형 서비스까지 포괄한다.

단계별 자율주행 기술 설명 [현대차 제공]

이에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 올해 신규 과제부터 공고한다. 총 53개 과제로 850억4000만원 규모다. 우선 핵심 인지센서 모듈, AI기반 고성능 컴퓨팅기술, 자율주행차 플랫폼 등 15개 과제(182억원)를 실행한다. 자율주행 인지·판단·제어 AI SW기술, 자율주행 학습 데이터 수집·가공 기술 등 13개 과제(210억원)를 진행한다. 디지털 도로·교통 인프라 융합 플랫폼, 도로상황 인지 고도화 기술 등 11개 과제(202억원)도 시작한다. 교통약자 지원, 수요대응 대중교통, 도로교통 인프라 모니터링 및 긴급복구 지원 등 3개 과제(83억원)에 착수한다. 3월 중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 사업단(가칭)’을 공식 출범시켜 사업을 통합 관리하고 사업 성과를 관리할 계획이다.

반면 업계 및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함께 사고 시 책임 소재 규명, 보험 정책 수립, 안전한 자율주행을 유도할 법제도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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