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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 디지털 달러 ‘디엠’ 발행하나
다국적 자산→美달러 1:1 연동
‘스테이블 코인’ 달러 발행 추진
자금세탁·탈세 등 방지책 강화
25개 플랫폼 기업 참여도 유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인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수정한다. 다국적 가상화폐에서 민간이 발행하는 디지털 달러로의 전환이다. 이름도 리브라에서 디엠으로 바꾸고 발행국가도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변경한다.

디엠 협회는 12일(현지시각) “스위스 금융감독당국(FINMA)에 접수한 지급결제 인허가 신청을 철회한다”며 “그 대신 미국 재무부에 인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사도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이전한다.

디엠은 미국에서 가상자산 관련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는 실버게이트와 협력해 미국 달러화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실버게이트는 미국 달러화에 연동된 디엠의 독점 발행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발행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디엠 협회 측은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디엠 협회는 스테이블 코인인 디엠을 발행하고 관리,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이다. 페이스북을 비롯해 소피파이, 스포티파이, 우버 등 25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9년 6월 달러화나 유로화 등 다양한 통화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에 연동되는 단일 가상화폐 ‘리브라’를 출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사업에 진척이 없었다. 각국이 통화 안정성을 위협하고, 자금 세탁의 온상이 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리브라를 디엠으로 이름을 바꾸고, 달러에 가치를 고정하는 스테이블 코인 형태로 노선을 수정했다. 스테이블 코인도 비트코인처럼 가상자산이지만 기존 화폐에 가치를 고정해 가격 변동성을 낮춘다는 특징이 있다.

페이스북은 디엠을 디지털 결제수단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디엠 협회의 CEO 스튜어트 레비는 “디엠이 발행한 코인이나 중앙은행이 만든 디지털화폐(CBDC)는 송금 등 거래 비용을 대폭 낮춰 국제지급결제에 획기적인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엠 협회는 자금세탁과 탈세, 중앙은행 시스템 위협 등 우려를 해소해 미국의 승인을 얻어낼 계획이다. 우선 미 재무부 산하 미국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등록하고, 주기적으로 자금 세탁 의심 거래를 보고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디엠의 최고경영자(CEO)로 레비를 영입한 것도 같은 목적이다. 레비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행정부 때 재무부 차관을 지낸 인물로 당시 대(對)이란 제재를 설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의 국제 제재는 달러 발권력과 통제력을 기반으로 한다.

레비는 “미국의 규제 틀 내에서 영업 활동을 할 계획”이라며 “디엠의 소비자 보호와 범죄 방지 기능은 규제당국과 기업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 등 글로벌 기축통화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되지 않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레비는 “CBDC가 나온다면 디엠은 네트워크를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BDC가 보편화되면 디엠 발행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취지다. 그때까지만 소비자와 기업에게 안전하면서도 빠르고 저렴한 디지털 지불수단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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