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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더리움, 제도권 속으로 ‘성큼’…판 커지는 가상자산 시장
美 반 에크, 이더리움 ETF 첫 승인 신청
캐나다, 비트코인 이어 이더리움 ETF 허용
해외 제도화 속도…美, 승인 여부는 미지수
국내 투자 폭증에도 제도화 논의 ‘지지부진’

이더리움 가격이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캐나다에 이어 미국에서도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신청이 처음으로 제출됐다. 국내의 가상자산 제도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해외에선 금융 제도권으로의 공식 편입작업에 속도가 붙는 것으로 분석된다.

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가에 따르면, 반 에크 자산운용사는 최근 이더리움 ETF에 대한 승인 신청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반 에크는 ‘반 에크 이더리움 트러스트’를 통해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MVIS 크립토컴페어 이더리움 기준 지표를 추종하도록 했다.

미국의 이더리움 ETF 승인 신청은 캐나다에서 세계 최초 이더리움 ETF 3종이 출시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앞서 캐나다 금융 당국은 비트코인 ETF에 이어 이더리움 ETF의 출시도 허용했다. 이 ETF 3종은 이날 기준 15~16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ETF가 등장한 데는 최근 이더리움이 가상자산의 핵심 투자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높은 가상자산으로, 지난 4월 이후 가격이 급속도로 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더리움은 39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0달러 선에 머물렀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약 한 달 만에 가격이 배로 뛴 것이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도 47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9일에는 국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49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금융 당국에서 캐나다와 같이 신속하게 ETF를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미국 SEC에 승인심사 신청서가 제출된 가상자산 ETF는 11개가 넘지만 어느 하나도 승인된 사례가 없다. 미국 당국은 가상자산 ETF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계속 심사를 보류하고 있다. 가상자산 ETF 11개 가운데 9개는 지난 연말 승인 신청서가 제출됐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제임스 세이파르트 ETF분석가는 “캐나다가 비트코인 ETF에 이어 이더리움 ETF까지 매우 빨리 승인하는 것이 (반 에크가) 이번 이더리움 ETF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는 이유의 일부”라며 “다만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때까지 이더리움 ETF를 승인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이더리움 ETF 신청이 미국의 가상자산 제도화에 압박을 가하며 논의에 속도를 붙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EC는 다음달 17일 비트코인 ETF의 승인 여부를 결정 짓는다. 미국 당국의 승인 여부에 따라 가상자산시장 제도화의 향방도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에선 이더리움 ETF에 투자 수요가 계속 몰리고 있다. 이 ETF 3종의 상장 첫 주 거래량만 1억3800만달러에 달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자 가상자산 ETF 운용사들도 이더리움 ETF의 수수료를 앞다퉈 낮추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펄포즈가 수수료 비율을 1%로 내걸자 CI글로벌은 이보다 낮은 0.4%를 내세웠다. 그러자 이볼브는 아예 이달까지 0.75%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처럼 해외 가상자산시장의 금융시장 편입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가상자산 관련 제도권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이로 인해 투자자금이 국내 가상자산시장으로 급격히 몰리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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