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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도 코로나 속수무책...빈곤·정치혼란이 화 키워
지난주 전세계 사망자 32% 남미지역서 발생
사회시스템 열악·정치적 혼란도 피해 악화
1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한 시위대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AP]

인도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에 처한 가운데,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코로나19 상황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위기 대응을 비롯해 남미 지역에 오랫동안 고착된 빈곤, 부족한 사회 시스템 등이 코로나19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주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의 32%가 남미 지역에서 발생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달에만 8만2000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밖에도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등에서도 연일 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 최다 사망자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베네수엘라 등 일부 권위적 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국가의 경우 정확한 피해 상황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남미 지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고 주요 원인은 ‘P.1.’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다. 브라질 북부지역에서 시작된 이 ‘P.1.’ 변이 바이러스는 브라질뿐 아니라 남미 인접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확진·사망자를 빠르게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역학자 제셈 오르렐라나는 “브라질이 변이를 억제하지 못한 것이 남미 전체의 피해로 번졌다”면서 “일찍이 공항과 항만, 도로 등이 폐쇄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열악한 사회시스템과 빈곤 등 남미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오랜 구조적 문제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응을 속수무책으로 만들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남미 각국에서는 많게는 노동자의 60%가 정부가 파악하지 못한 ‘비공식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는 곧 효과적인 검역 정책 자체가 시행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정부가 제공하는 지원금은 생계 유지에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내 이웃들은 코로나로 거의 죽을 뻔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러 나가야 한다. 굶어죽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들의 미흡한 방역 대응과 정치적 혼란 역시 바이러스 확산에 결정적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줄곧 ‘봉쇄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지역 정부의 공중보건 위기 대응에 제동을 걸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결국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국정조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페루의 경우 잇따른 부패 스캔들과 탄핵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만 3명의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가디언은 “정치적 혼란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방해하는 요인”이라면서 “결국 페루에서는 지금까지 6만명이 넘는 시민이 모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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