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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만의 우승 위한 김효주의 완벽한 플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서 우승
햇빛알레르기 때문에 복면 쓰고 경기
“작년 한국 투어 2승 보약 먹고 우승 정조준”
박인비 이어 한국인 시즌 2승째
김효주가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김효주(26)에겐 계획이 있었다. 비록 코로나19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전념했지만, 이를 기점으로 긴 무승 터널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두 번의 국내 동계훈련에 시간을 여유있게 투자할 수 있었고, 처음으로 웨이트훈련에도 본격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벌크업된 체격과 체력 덕분에 비거리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이는 국내 2승과 상금왕의 든든한 발판이 됐다. 동료 선수들이 미국서 활약하는 동안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국내 투어서의 실험이 성공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김효주는 지난 3월 올시즌 첫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출전인 KIA클래식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서 “1년 간 한국 투어에서 뛴 데 대해 전혀 아쉽지 않다. 오히려 몸에 좋은 보약을 먹고 다시 미국 온 기분이다. 올해는 무조건 우승하고 싶다. 마지막 우승이 언제인지도 기억이 안난다. 올해 얼마나 우승할 수 있을지는 일단 1승부터 하고 생각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그 바람은 오래지 않아 현실이 됐다. 꿈에 그리던 도쿄올림픽 티켓도 거의 손에 쥐게 됐다.

김효주가 5년 3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오르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김효주는 2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쓸어 담는 무결점 플레이로 8타를 줄였다.

김효주는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해나 그린(호주)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4만 달러.

김효주가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6년 2월 1일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2014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2015년 파운더스컵 우승 이후 LPGA 투어 통산 4승째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 골프여제 군단은 박인비의 KIA클래식 우승에 이어 올시즌 2승을 합작했다. 또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신지애(2009년), 박인비(2015·2017년), 장하나(2016년), 박성현(2019년)에 이어 6번째다.

김효주 [게티이미지]

5타 뒤진 공동 8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나흘 내내 복면을 쓰고 경기한 김효주는 5번홀(파5)과 6번홀(파4), 8번홀(파5)과 9번홀(파4)에서 무섭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11번홀(파4)에서는 그린 밖에서 시도한 퍼트로 버디에 성공했고 12번홀(파4)에서는 이글을 아깝게 놓친 뒤 다시 한 타를 줄였다.

김효주는 14번홀(파4)과 15번홀(파3)에서도 버디 행진을 벌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그린이 14번홀에서 샷 이글을 넣어 김효주와 공동 선두가 됐다. 김효주는 18번홀(파4)을 파로 마무리하고 공동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김효주는 이날 페어웨이를 한 번만 놓쳤고, 그린 적중률은 88.9%(16/18), 퍼트 26개의 결점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그린이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김효주를 제치고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그린은 마지막 두 홀을 남기고 스스로 무너졌다. 17번홀(파3) 보기로 공동선두가 됐고, 18번홀에서도 보기를 적어내 김효주에게 우승을 내줬다.

클럽하우스에서 여유롭게 식사하던 김효주는 우승이 확정되자 한국 선수들과 리디아 고의 축하 샴페인 세례를 받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대회서 캐디백을 멘 남편과 동반해 1,2라운드 선두에 올랐던 박인비는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패티 타와타나낏(태국)과 린시위도 박인비와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유소연은 6위, 전인지는 리디아 고 등과 공동 7위에 올랐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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