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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영호, 폭풍 ‘K-적응력’…떡볶이 ‘먹방’ 찍고 라디오서 ‘속사포 랩’[정치쫌!]
먹방 찍고 랩 하고…소통일환
태미넴·태록 홈즈 등 ‘애칭’도
“이런 국회의원은 처음” 호응 
유튜브 '태영호TV'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번에는 2번일세, 2번 찍어 이겨낼세, 이번 선거 2번 찍어, 이 나라를 이어가세…. 요! 드랍 더 비트, 이번에는 2번이네, 2번 찍어 이겨내세, 2번만이 이기는 길.”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오 여러분, 이만큼이네. 제가 뭐부터 먹으면 좋겠어요? 윤OO님, 김OO님, 반갑습니다. 아, 그런데 맵네, 물, 너무 맵다. 우리 보좌진들이 이거 ‘먹방’ 소통 라이브하면서 선거 이야기를 해야 남들이 좋아한다고 했는데, 여러분들, 지금 먹고 싶죠? 다행히 저는 저녁을 굶어서 맛있네요.” (6일 유튜브 채널 ‘태영호TV’에서)

압도적인 ‘K-적응력’이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행보가 연일 주목받고 있다.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공중파 라디오에서 ‘프리스타일’ 랩을 하고,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떡볶이 먹방도 진행했다. ‘태미넴(태영호+에미넴)’, ‘태록홈즈(태영호+셜록홈즈)’라는 별명도 붙었다. 올해 59세인 태 의원은 북한의 고위급 탈북민 출신이다.

태 의원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두 차례나 랩을 선보였다. 진행자가 “조금만 랩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묻자 4·7 서울시장 보선 유세 운동을 위해 연습한 랩 실력을 발휘한 것이다.

태 의원은 “이 랩의 핵심은 숫자 2번을 각인시키는 것”이라며 “그래서 계속 숫자 2를(말한다). 제가 솔직히 음치, 몸치인데 연습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잘하고 못하고보다도 사람들의 눈길을 한 번 돌리고 웃게 만드는 것”이라며 “첫 날, 두번째 날 유세차에서 자꾸 하다보니 사람들이 막 웃고 그랬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과 주목을 끄는 새로운 방식으로 해보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는 이에 “랩 같지는 않은데 잘하신다”며 “묘하게 끌리는 데가 있다”고 칭찬했다. 태 의원은 방송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라이브에서 랩을 했는데 스탭들이 오늘 아침 대박이라고 한다”며 “지금껏 유튜브로 대박 친 정치인이 없었다고 한다. 보좌진들에게 격하게 감사한다”고 했다.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의 태 의원은 이제 당선 1주년을 맞이했다. 그의 지역구는 서울 강남구갑이다. 탈북민으로는 최초의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유튜브 '태영호TV' 캡처.
유튜브 '태영호TV' 캡처.

17일 야권에 따르면 태 의원은 4·7 서울시장 보선을 전후로도 신선한 행보를 보였다.

압권은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생방송으로 진행한 로제 떡볶이 먹방이었다. 태 의원은 당시 ‘2번 오세훈’ 글자가 쓰인 옷을 입고 떡볶이 등 분식을 먹으며 구독자와 소통을 했다. 떡볶이를 한 입 먹고 “맵다. 물, 너무 맵다. 야, 맛있긴 한데 매워죽겠다”라고 하자 영상 밖에서 웃음소리도 터져나왔다. “이런 의원은 처음이다. 정말 성실 그 자체”, “유튜버 다 됐다. 보좌관들 일 잘한다”는 등 댓글이 달렸다. 조회수는 6만1000회를 넘었다.

태 의원은 지난 2일에는 유튜브 채널에 탐정으로 분장해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영상도 올렸다. 그는 영국 작가 코난 도일이 쓴 추리소설 ‘셜록 홈즈 시리즈’ 속 주인공 셜록 홈즈의 상징인 긴 코트 차림에 사냥 모자를 쓰고 돋보기를 든 채 강남구 논현1동 사전 투표소를 방문했다. 그는 “투표가 끝난 뒤 관내든, 관외든 투표함을 철저히 봉인해 관외는 우체국에 넘겨주고, 관내는 선거사무소에 가서 사전투표함 보관실에 보관하고 철저히 CC(폐쇄회로)TV가 작동하는지 확인했다”며 “팩트체크를 마쳤으니 안심하고 사전투표에 참여해달라”고 했다.

유튜브 '태영호TV' 캡처.

그는 보선 유세현장에서 캡 모자를 뒤로 돌려쓰고 랩을 했다. 가수들이 보이는 특유의 몸짓과 함께 춤도 선보였다.

태 의원은 퍼포먼스로 끝내지 않았다. 감상문도 썼다. 그는 선거가 끝난 후 글을 올려 “이대녀(20대 여성)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의 보좌진도 이번 선거의 관건은 20대의 표심을 잡는 것이라며 잘하지 못하는 랩과 막춤에 이어 선거 마지막 날인 6일 저녁에는 20대들이 좋아하는 메뉴 로제 떡볶이를 먹으며 방송하는 먹방 소통 라이브도 시켰다”고 했다. 자신의 행보가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함이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태 의원의 행보에 긍정적인 평가가 따라붙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태 의원이 완벽히 민주주의 사회에 적응해 만끽하고 있는 것 같다”며 “외려 민주당 주류는 평생 NL운동권에 살 것 같다. 유권자를 설득하기 위해 변장까지 하고 콘텐츠를 찍는 국회의원, 국민을 편가르기 하고 가르치려고 드는 문재인 정권, 누가 더 북한스러운가”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분, 감각이 뛰어나다”며 “북조선에서 온 노인이 남조선에서 태어난 청년보다 낫다. 보고 좀 배워야 한다”고 평가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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