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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팩 엑시트’ 늘까...글로벌 펀드매니저 26% “성공 가능 수단”
글로벌 투자 리서치 ‘프레킨’ 설문
올 1분기 상장수·규모 작년 추월
그랩, 스팩 통해 美 상장 전망
국내 운용사 “다른 선택지로 고려”

스팩(SPAC·기업 인수 등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투자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사모펀드(PEF) 및 벤처캐피탈(VC) 운용사 등이 스팩을 새로운 엑시트(투자회수)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유동성이 스팩에 몰려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엑시트 기회 역시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글로벌 투자 리서치기관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자사가 발간한 ‘2021 글로벌 PE&VC 리포트’ 내 설문조사에 참여한 펀드매니저 중 26%가 스팩을 ‘성공 가능한(viable) 엑시트 수단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또 응답자들의 5%는 ‘이미 스팩을 통해 엑시트 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8%의 응답자들은 스팩과 인수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으며, 또 다른 1%는 스팩과의 경쟁에서 진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아직까지 대다수(64%)의 응답자들은 스팩이 현재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스팩 상장 열기에 PE와 VC 등 운용사들도 스팩을 투자회수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레킨은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팩인사이더(SPACinsider)를 인용해 올해 1분기 298개의 스팩이 IPO(기업공개)를 완료해, 970억달러(108조원)가 조달됐다고 밝혔다. 이는 248개의 스팩이 830억달러(93조원) 규모를 조달했던 지난 한 해 성적을 단 한 분기만에 경신한 기록이다.

이어 4월 첫째주에도 3건의 IPO가 완료됐고, 254개의 추가 상장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열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스팩 합병은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그랩(Grab) 건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기반 투자회사인 알티미터캐피탈이 설립한 스팩 ‘알티미터 그로쓰’와 합병해 미국 나스닥에 데뷔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 보는 그랩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는 396억달러(44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랩에 투자했던 국내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SK㈜, 현대차,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 등도 성공적인 투자회수 기회를 얻었다. 현대차는 그랩에 2억7500만달러(3075억원)를, SK㈜는 2억3000만달러(257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억달러(2236억원)를 투자했고,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는 공동으로 설정한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를 통해 1억5000만달러(1677억원)를 투입한 바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업체 어라이벌(Arrival)도 3월 스팩 상장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 데뷔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현대차는 8000만유로(1070억원), 기아는 2000만유로(268억원)를 각각 투자했다.

이같은 열풍을 타고 미국 등 해외상장을 노리던 국내 펀드 운용사들과 기업들이 스팩을 또다른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IPO 전문가는 “최근 해외장장에 관심 있는 기업들로부터 스팩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 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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