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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화보험, 사전 신고제 도입...판매단계 적합성 원칙도 적용
판매급증에 민원 우려 커져
환위험 고객손실 예방 차원
업계 “팔지 말라는 뜻” 반발
은행 외화예금 최대 수혜자

금융당국이 앞으로 새로 나오는 외화보험 신상품에 사전 신고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투자원금 손실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 변액보험처럼 판매단계에서 적합성 원칙도 적용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신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일이라며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감독원과 리스크점검회의를 열고 외화보험에 대한 규제 강화 방침을 논의했다. 외화보험 장기상품에 대한 신고제 도입이 주요 내용이다. 3~5년 이상 외화 장기보험에 대해 사전 신고를 한 후 금감원에서 승인해야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외화보험은 원화보험과 상품구조는 동일하지만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지급 모두 달러 등 외국통화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현재는 자율적으로 개발 후 판매되고 있다. 신고시 심사기준에는 적합성 원칙 적용도 들어갈 예정이다. 적합성 원칙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의 6대 판매 원칙 가운데 하나로, 보험상품에서는 변액보험 가입 때만 적용되고 있다. 외화보험에 적합성 원칙을 적용하면 소비자가 실제로 달러 보험 수요가 있는지 확인되어야만 가입절차 진행이 가능하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당초 판매 내부통제 강화만 고려했으나, 보험이 장기 상품이라는 점에서 강화된 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내용은 감독규정 개정 후 시행된다. 앞서 금융위는 보험사 상품개발 책임자들을 불러 외화보험 환율변동으로 인한 고객 손실을 제한할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상품을 출시할 때 대표이사가 최종결정권자로 책임을 지고, 설명 의무를 강화한 모범규준을 마련하라며 강도 높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금융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외화보험 가입자가 급증해서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13일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총 11개사의 외화보험 계약자 수는 2017년 1만4475명에서 지난해 16만5746명으로 11.5배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생보사들의 달러보험 누적 판매규모는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73.2% 늘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판매되는 외화보험은 10~20년짜리 종신보험이 대부분이다. 종신은 생보사 불완전판매 민원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외화보험은 여기에다 환 위험이라는 계수가 더 추가된 것이어서 향후 민원이 폭발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의 사전 승인을 통과받기 위해 장기상품인 외화보험에 환헤지를 반영하면 보험료가 급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서 일본에서 외화보험 민원이 급증하기는 했지만, 이는 노인 소비자 대상 일시납 판매가 원인이었다”면서 “국내는 월납 형태여서 위험이 분산된다”고 토로했다. 또 “언제 해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환헤지를 구현할지도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달러예금 수요가 보험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은행권의 노력에서 출발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 판매되는 저축성 달러보험의 금리는 2~3% 수준인 반면, 달러 예금은 0.1~0.2%에 불과하다. 보험의 보장기능까지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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