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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냉가슴’ [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
中 매출 비중 높아 미중 갈등 고민
미국 ‘반중 전선’ 동참 요구 가능성

미국 주도의 반도체 패권 경쟁과 반(反)중국 전선 구축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냉가슴을 앓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중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대중국 수출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활로를 열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기록한 매출액은 12조2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액 31조9000억원 가운데 약 38%를 차지하는 숫자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장쑤성 우시와 충칭 두 곳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중국 반도체 판매를 총괄하는 상하이삼성반도체(SSS) 법인과 시안에서 현지 생산을 담당하는 삼성차이나반도체(SCS)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이 각각 25조8000억원과 5조3000억원에 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주재한 ‘반도체 공급망 대책회의’에서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고,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다”며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여야 상하원 의원 65명으로부터 받은 서한을 소개하며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려는 공격적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직접적으로 중국을 겨냥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에 대한 강한 견제 심리를 그대로 표출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회의에 참석했던 삼성전자에게 직접적인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는 반도체 단기 수급 불안에 대한 개선책과 함께 장기적으로 안정적 공급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삼성전자 측에 별도로 요구한 협력안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 내 투자 장려를 장려하고 중국 견제를 위해 각종 제재책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반면 중국 입장에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바이든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경우 향후 불만이 계속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 업계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과 다른, 우리만의 독자적인 노선을 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미국에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정부도 미국의 현재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각 기업들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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