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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환경단체는 왜 순천만갯벌 해상데크길 반대하나
어촌뉴딜사업에 선정된 순천시 별량면 화포마을 갯벌. [동사연 제공]
어촌뉴딜사업에 선정된 순천시 별량면 화포마을 전경.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 순천시가 순천만습지권역인 별량 화포마을 일원에 ‘어촌뉴딜 300’ 사업의 일환으로 1km 구간의 해상데크길을 설치하자 지역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나섰다.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동사연)와 전남환경운동연합, 순천환경운동연합 등 환경관련 단체 16곳은 12일 ‘순천만갯벌 어부십리길 조성에 대한 시민사회 입장’이라는 성명서에서 “순천만에는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인 흰발농게와 대추귀고둥, 붉은발말똥게, 갯게가 서식하고 있고 봄,가을이면 수천마리의 도요물떼새가 이용하는 철새 서식지”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천시는 ‘어부십리길 조성사업’ 사업에 갯벌을 가로지르는 해상데크길을 추진하고 있는데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는 지난 2019년 공모사업에 선정된 ‘어촌뉴딜300’ 사업의 하나인 별량면 우명항~거차항을 잇는 ‘순천만갯벌 어부십리길 조성사업’을 문제삼고 있다.

이 사업은 친수공간 해상데크길 1km(어부갯벌길 길이 680m,폭 2.5m)와 어부해안길(길이 320m, 폭 2.5m), 화포항 어부장터(마르쉐), 편익시설, 휴식공간 등으로 사업비 121억원이 투입돼 2019년 1월에 착공돼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3개년 사업이다.

시는 또 이 사업을 통해 낙후된 어촌어항의 접근성과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어촌 소득 증대를 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2019년 사업 초창기부터 논의의 테이블에서 배제된데다 어촌뉴딜300 사업이 낙후된 어촌 재생과 어민소득과는 차원이 다른 관광지 개발에만 몰입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지역환경단체는 ▲사업비 121억원 가운데 절반인 61억원을 갯벌 해상데크길로 조성하고 있어 사업자 특혜 ▲사업 첫 해인 2019년 지역협의회 운영에 환경시민단체가 배제된 점 ▲어촌뉴딜사업이 화포항 빈집재생 등에 쓰이지 않고 해상데크길을 통한 외지 관광객 유입에만 집중되고 있는 점 등이 문제라고 성토하고 있다.

전남환경단체 관계자는 “어촌뉴딜300 사업은 실질적인 어촌소득에 기여할 수 있는 어촌재생과 어촌체험문화공간, 어항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계획으로 수정돼야 한다”면서 “올해는 세계자연유산 등재 결정을 내리는 중요한 해로, 순천만갯벌 인공시설물 해상데크는 지정이 취소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지역환경시민단체들은 이날 ‘순천만갯벌 파괴하는 해상데크 철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허석 시장을 항의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허 시장은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대안을 모색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에서는 지역환경시민단체의 지적에는 일정부분 공감하면서도, 올 연말 준공을 앞둔 국비지원 사업에 뒤늦게 훼방을 놓는 속내를 궁금해하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시청 순천만보전과 담당자는 “사업초기 시민단체 의견을 받아들여 당초 해상데크 구간 길이를 4km에서 1km로 축소했고, 갯벌보존을 위해 갯벌에 임시도로를 내지 않고 물이 들때 바지선을 띄워 공사를 하는 등 비용과 공법이 까다로움에도 주민숙원사업 차원에서 하고 있는데 뒤늦은 문제제기에 당황스럽다”며 “희귀생물은 순천만습지 전체에 서식하는 개체로서, 2004년 순천만습지 갈대밭 데크 설치 때에도 환경단체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여행객들이 데크길로 갈대숲을 거니는 유명관광지가 되지 않았냐”며 항변했다.

환경단체의 문제제기에 화포마을 어촌계도 입장문을 내고 조속한 공사재개를 통한 연내 완공을 주문하는 등 지역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화포어촌계는 성명서에서 “해수부 자문단과 7차례 지역협의체 운영을 통해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추진되고 있으며 대학 교수진들이 참여한 협의체를 환경단체는 ‘관련성이 낮은 전문가’라고 표현한 것은 해당 교수들에 대한 모욕적 언사로 심히 부적절하다”며 “환경단체의 어촌뉴딜사업 철회요구는 지역 어업인 민심에 반하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강력히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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