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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을 부르는 주문…아이나·쿠치· BTS ‘세렌디피디’까지

친구들과 아늑한 곳에서 느긋하게 지내는 스칸디나비아 라이프스타일을 뜻하는 ‘휘게’라는 말이 몇년 전 크게 유행했다. 코로나 19로 그 행복은 멀어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꿈꾼다. 감사와 관대함을 부르는 행복한 말들은 많다.

자연에서 행복을 찾고 작은 것에서 소중함을 발견하는 단어가 풍부한 곳이 스웨덴이다, ‘에코타이’는 일찍 일어난 새의 노랫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즐기는 ‘새벽 소풍’을 뜻하며, 자연을 즐기는 마음을 포괄적으로 표현한다. 자명종 소리, 자동차의 경적, 다급한 문소리가 아닌,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호흡하는 생기로운 시간이다.

‘행복학 박사’인 메건 헤이즈가 쓴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애플북스)는 조금 다른 행복이야기를 들려준다. 문화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빛깔의 행복을 표현하는 전 세계 50가지 단어들을 소개한다. 집과 환경, 공동체와 인간관계, 성품과 영혼, 영적 깨달음, 균형과 평온 등 행복의 원천을 표현한 단어들의 의미를 살핀다.

땅을 소중하게 여기는 하와이의 단어 ‘아이나’는 ‘우리를 먹이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 ‘알로하 아이나’는 ‘땅의 사랑’을 뜻하는데, 자연을 아끼는 일상, 하와이 문화의 모든 부분에 깃들어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드넓은 공간에서 큰 기쁨을 맛본다. ‘프라스토르’라는 단어는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마주한 순간 영혼을 뒤흔드는 듯한 감각을 말한다.

‘누구를 안아줄 수는 있지만 쿠치할 수 있는 것은 웨일스인밖에 없다’는 말은 포옹과 애정, 보호와 소속감, 아늑한 장소를 의미하는 쿠치가 웨일스인들의 생활의 중심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태국어 ‘사바이’는 편안함, 행복, 만족을 담은 말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남의 집을 방문했을 때 ‘편히 앉으세요’라는 낭 사바이, 상쾌한 산들바람은 ‘편안하게 시원하다’는 뜻의 옌 사바이, 편안한 마음을 가리키는 사바이 짜이 등 태국 특유의 느긋하고 행복한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아프리카 줄루족 등이 사용하는 단어 ‘우분투’는 함께 하는 순간의 소중함을, 일본의 ‘이키가이’는 아침에 눈뜰 이유, 삶의 목적을, BTS 지민의 솔로곡에도 쓰인 ‘세렌디피디’는 운명과도 같은 신비로운 우연의 일치를 의미한다.

수많은 언어에 존재하는 행복 언어들을 통해 소소하지만 삶의 중요한 순간과 만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메건 헤이즈 지음, 최다인 옮김/애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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