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한끼 위해 항상 겸손, 늘 공부”
셰프열전
양수인 그랜드 인터컨 웨이루 셰프
35년째 주방...요리사는 사명감
담백한 산둥·북경요리 팬 많아

어릴적 짬뽕 맛 빠져 음식의 길로
“요리사, 손님 아프지 않게 챙겨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34층에 위치한 중식당 ‘웨이루’ 전경.[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제공]

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이 재개관하자 반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호텔 34층에 자리한 모던 차이니즈 레스토랑 ‘웨이루(味樓)’도 호텔 오픈과 함께 다시 손님 맞이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양수인 총괄 셰프는 “책임 셰프로서 긴 공백에 대한 긴장과 초조함이 있었는데, 웨이루 재오픈 소식에 부산에서까지 손님들이 오셨다는 말을 듣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양 셰프에게 중식은 어렸을 때부터 ‘공기’와 같은 존재였다. 화교 출신인 부모님이 지방에서 중식당을 운영하신 덕에 중식이 귀하던 1970년대에도 쉽게 중식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중식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부모님이 아니라 친구 덕이 컸다. 서울 연희동 소재 화교학교에 다니던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가 만들어주던 짬뽕 맛에 매료돼 음식을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양 셰프는 “당시 15살 밖에 되지 않은 친구가 집에서 만들어 준 짬뽕이 너무 맛있어 당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며 “중식이 더이상 부모님의 요리가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는 요리라고 생각해 그 때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대의 양 셰프가 요리를 시작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던 1988년, 그는 신라호텔 ‘팔선’에서 한국 중화요리계의 대부인 후덕죽 셰프를 만났다. 후 셰프가 당시 요리 초보였던 그에게 “왜 요리사가 되려고 하냐”고 물었을 때 그는 어린 마음에 “공부하는 게 싫어서요”라고 답했다. 후 셰프는 크게 웃으며 “요리사는 의사보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며 “다양한 식자재와 특성, 그에 따른 맛있는 요리법, 플레이팅하는 예술감각, 체력적인 노동까지 모든 것을 갖춰야 하는 종합예술인”이라고 설명했다. 양 셰프는 이곳에서 요리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 후 곧 후 셰프의 말을 뼈속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덕분에 35년차 요리사인 양 셰프는 아직도 매일 주방에 들어갈 때마다 바짝 긴장한다. 손님의 건강한 한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다. 그는 “의사가 아프고 나서 고치는 사람이라면, 요리사는 손님이 아프지 않도록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라며 “요리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손님들의 건강하고 맛있는 한끼를 위해 항상 겸손하고, 늘 공부한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있게 추천하는 요리는 웨이루의 3대 메뉴 중 하나인 베이징덕이다. 미식가로 손꼽히는 청나라 황제 건륭제가 즐겨 먹었던 요리로, 오리를 통째로 화덕에서 3~4시간 훈제해 속살은 부드럽고 껍질은 바삭하다. 베이징덕은 장작을 패 직접 굽는 전취덕 방식으로 요리한다. 처음 이 메뉴를 선보일 때 중국 현지 레스토랑과 같은 화구가 없어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양 셰프는 현지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오픈 전까지 약 100여 마리 오리로 테스트를 진행한 끝에 이 메뉴를 선보일 수 있었다.

양 셰프는 “그간 중식이지만 느끼하지 않고 건강한 산둥요리를 고객들에게 선보여왔다”며 “앞으로도 중국 본토의 4대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본토 메뉴는 사천요리인 구전대장(九轉大腸)과 부용닭 민찌스프(芙蓉鷄片), 배추로 만든 연꽃스프(開水白菜), 광동요리인 취피소육(脆皮燒肉)과 돼지삼겹살 바비큐, 강소성 요리인 국화두부탕(菊花豆腐湯) 등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직 웨이루가 고객과 만난 것은 5년 남짓이지만 서울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중식당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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