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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탄소년단이 마실 프릳츠 커피가 뭐지?
‘인싸 카페’에서 BTS 카페로…
‘BTS 소속사’ 하이브와 만난 프릳츠
독창적인 공간·윤리적 가치 반영한 커피 강점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하이브 용산 사옥에 생긴 카페 하이브 프릳츠. 프릳츠컴퍼니의 상징인 물개는 하이브와 만나 오선지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하이브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하이브로 사명을 변경하며 ‘용산 트레이드센터’로의 이사를 준비하던 날, 해외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들도 분주했다. 방탄소년단의 성장을 함께 해온 소속사 가족들을 위해 ‘용산 시대’ 개막을 축하하는 ‘커피 트럭’ 이벤트를 열기 위해서다. 발 빠른 해외 아미들은 하이브 사옥에 생긴 카페 브랜드 프릳츠(Fritz)로 연락을 취했다. 돌아온 답변은 의외였다. 프릳츠 컴퍼니는 “아미들의 마음에 감동 받아 하이브 스태프를 위해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사 다음 날인 3월 23일, 하이브 스태프는 프릳츠에서 무료로 제공한 커피로 하루를 보냈다. 프릳츠컴퍼니에도 아미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에겐 성덕’ 타이틀이 따라왔다.

오선지 위에 프릳츠컴퍼니의 캐릭터인 물개가 내려앉았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K팝 스타는 물론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주류 팝 시장을 움직이는 대형 스타들을 품에 안은 글로벌 기업의 카페테리아인 만큼 양사의 정체성을 모두 살렸다. 카페 브랜드 ‘프릳츠’와 협업해 태어난 이 공간은 ‘하이브 프릳츠’. 공평하게 양사의 이름을 나란히 붙여 “독창적인 오피스 카페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프릳츠 컴퍼니의 하이브 입성 소식은 아미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이미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힙’한 카페로 인기를 누린 만큼 아미들은 “이제 우리 애들도 맛있는 프릳츠 커피 먹는거냐”고 반겼다. 처음 접한 아미들은 프릳츠 추적에 한창이다.

프릳츠는 새로운 공간 철학으로 신사옥을 디자인한 하이브가 추구하는 가치와도 닿아 있다. 프릳츠의 슬로건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커피와 빵’. 음악으로 바꾸는 세상을 꿈 꾸는 하이브의 철학과도 닮았다.

프릳츠가 설립된 것은 2014년이다. 베이커리, 바리스타, 로스터, 커피 감별사, 생두 바이어 등 각 분야에서 여섯 명의 전문가가 모여 서로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며 프릳츠를 세웠다. 1호점의 시작은 ‘갈매기 골목’으로 불리던 마포 가든호텔 뒷골목. 세월의 흔적을 안은 음식점들 사이에서 이른바 ‘물개 카페’로 불리며 입소문이 났다.

프릳츠컴퍼니는 지난 몇 년 사이 '뉴트로(뉴+레트로)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독특하게 디자인된 공간, 맛과 향으로 인정받는 스페셜티 커피와 베이커리 메뉴가 어우러지며 포화 시장의 커피 업계에서 보란 듯이 성공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현재 마포 도화점, 종로 원서점, 양재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의 카페와 호텔의 식음 매장 등이 프릳츠와 협업하며 이 곳의 커피를 제공한다.

프릳츠가 2030 세대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브랜드만이 가진 윤리적 가치와 독창성 때문이다.

우선 커피에서 차별화된다. 프릳츠의 커피는 MZ 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와 맞닿았다. 프릳츠에선 농부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한다. 커피산업은 복잡한 유통과정으로 중간 단계에서 무수한 불공정이 초래된다. 유통업자와 최종 생산자인 다국적 기업들이 폭리를 취하고, 최초 생산자에겐 가격의 10%만 돌아가는 경우가 대다수. 공정무역 커피는 생산자들의 지속가능한 삶과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해 '공정한 가격'을 지불한다. 프릳츠는 중남미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인도 등 커피 산지에서 직접 계약한 고품질의 원두를 합당한 가격을 지불한 뒤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고 있지만,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강점이다. 들어도 알지 못하는 로스팅이나 블렌딩 방식을 자랑하기 보단 ‘커피 맛있게 마시는 법’을 알려주고, ‘서울시네마’, ‘잘 되어 가시나’ 등 위트 있는 커피 이름으로 재미를 더했다.

프릳츠의 독창성은 공간에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카페와 달리 프릳츠의 내부는 한국의 자개장과 오래된 가구들이 배치됐고, 야외엔 알록달록한 파라솔과 플라스틱 의자들이 놓였다. 낯선 것들 간의 조화로움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김원준 곰커피캠퍼스 헤드 트레이너는 “이제는 커피만 잘 해선 안 되는 시대가 됐다”며 “커피는 기본이되, 고객이 요구하는 패키징, 인테리어 등 시각적인 만족을 함께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페는 커피만을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SNS의 유행으로 보기 좋고, 예쁜 먹거리와 공간의 상품 가치가 높아졌다.

프릳츠는 여기에 더해 일상까지 들어왔다. 프릳츠 안에서 제공하는 모든 것이 누군가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한다. 프릳츠의 캐릭터인 물개는 K팝 스타들처럼 굿즈로 진화해 컵, 에코백, 문구류 등으로 만들어졌다. 프릳츠의 팬덤은 이 굿즈를 일상 곳곳에서 사용한다. 이제는 프릳츠가 전면에 등장하지 않아도 잘 만든 캐릭터 하나로 프릳츠의 정체성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하이브 프릳츠’ 역시 그런 사례다. 또한 세계 최대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선 프릳츠 뮤직이 공개, 프릳츠 매장에서 나오는 음악을 다시 들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색다른 시도다.

시각, 청각, 미각 등 공감각이 어우러진 프릳츠의 공간 철학은 하이브와도 맞닿는다. 하이브의 신사옥 공간 브랜딩을 총괄한 민희진 CBO는 “공간은 태도를 만들고, 태도는 가치와 문화를 만든다”며 “다양성을 가진 구성원 각자가 영감과 편의를 얻을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고, 이러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문화가 기업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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