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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봉 문학을 송강이 익히고, 이청준·한승원·한강이 키웠다
‘문림의향’ 장흥의 문학,호국,나눔,평등정신
관서별곡 백광홍과 그 형제들의 문학 이어
한승원·한강 부녀, 회진의 이청춘이 계승발전
천관산엔 책바위 있고, 소등섬 아름답게 빛나
보림사 철불 평등정신, 억불산 편백 건강성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장흥의 문인 이동규는 ‘시 아닌 것, 시인 아닌 사람이 없는 곳, 소설 아닌 것, 소설 아닌 사람이 없는 곳’이라고 장흥을 노래했다.

여러 장흥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왜 그런지 이유를 찾기 어려운데, “살기 좋고 경치 좋아 그렇겠죠 뭐”라는 영혼 없는 대답은 곱씹을 수록 그럴 듯하다.

안양면 여닫이 해변에는 문학계 노벨상, 맨부커상 수상자 한강의 문학적 뿌리인 아버지 한승원 문학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이청준의 ‘눈길’ 발자국이 새겨진 그의 고향 회진면 신상리 팽나무 마을은 여전히 충무공의 ‘상유십이척’ 유적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문단의 거두 송기숙도 장흥 사람이다.

장흥 한승원 문학산책로의 석양 [탐방기획 ‘지앤씨21’ 정백호작가 드론촬영]

호국의 의향(義鄕) 장흥은 국내 기초단체로는 보기드문 문향(文林)이다. 개척자는 가사문학의 효시 관서별곡을 지은 기봉 백광홍(1522~1556)이다. 후배 정철은 관서별곡이 조선 문학계의 화제를 모은 지 25년 뒤 관동별곡을 지을 때 백선배의 가사문학을 참고했다. 기봉의 장흥 출신 문단 후배들은 송기숙, 이청준, 한승원 외에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백광홍의 기봉집 속 관서별곡

장흥의 랜드마크는 옥황상제 면류관을 닮은 천관산이다. 천관산은 거북바위에 이르러 탁 트인 전망을 얻는다. 거북바위에서 북동쪽으로 능선을 타고 800m쯤 가면 책(冊)바위를 만난다. 책꽂이도 없는데 거대한 책들이 꽂혀있고, 두어권은 꼿꼿이 서있는 큰 책들에 기대어 있어 정겹다. 거북바위 서쪽으로 가면 수백개 돌탑과 문학비로 조성된 천관산문학공원을 만난다.

천관문학관

장흥엔 별을 관찰하는 천문대와 이청준의 소설이자 영화로도 나온 ‘축제’ 촬영지 아름다운 소등섬도 있다. 소등섬은 앞으로 남쪽 관산읍의 정남진 전망대와 함께 희망, 사랑, 안녕을 상징하는 장흥여행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정남진전망대는 서부 다도해의 해양 랜드마크이다. 두바이에 액자 같은 사각 프레임이 있다면, 이곳엔 동그라미 정남진 프레임이 있다.

이청준의 축제가 영화로 나왔을때 촬영지 소등섬

보림사의 9세기 철불(국보 제117호)엔 장흥 다운 인정이 담겨 있다. 다른 절이 금으로 불상을 만들 때 서민들의 세간살이 재료인 철(鐵)로 만든 마음은 황금색 치장의 귀족불교를 거부하고 귀천없는 흰색으로만 전각을 지은 치앙라이 백색사원의 정신과 같다. 성자의 벽화 대신 단테의 신곡 처럼 8단계 지옥을 그려넣은 점도 남 다르다. 돈 가진자이든, 중생이든, 먹물 든 자이든, 중이든 똑바로 살라는 뜻일 것이다.

억불산 자락에는 피톤치드-음이온 생산공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가 있다. 장흥은 마음을 씻고, 올바른 마음을 갖는 방법과 실천양식이 어떠한지 잘 아는 고을이다.

고려 임금 셋(의종,명종,신종)을 낳은 공예왕후의 고향인데, 인종이 ‘길게 흥하라’는 뜻으로 ‘장흥(長興)’으로 이름지었다. 위기땐 의리와 나눔으로, 평화땐 문학과 예술, 청정생태 여행으로 탐진강 미학을 오래도록 구현하는 곳이다.

문림의향 DNA를 가진 장흥군민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하는 기봉종가, 존재고택, 무계고택 등의 리더들과 잘 화합해 일궈낸 행복의 아이콘들이다. [도움말: 장흥군청, 전남종가회, 남도일보]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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