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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吳 지지율 왜 이렇게까지?…與 ‘팀킬’, 野 ‘팀워크’ [정치쫌!]
與 김상조·박주민 부동산 민심에 기름
임종석, 박원순 피해자 ‘2차가해’ 논란
野 안철수, 김종인 껄끄러운 발언에도
별다른 잡음없이 서울-부산 동분서주
吳 캠프 이준석, 청년유세 기획 ‘히트’
4·7 재보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2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종로구청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있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마포구 마포구 상암DMC 거리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53.1%,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32.9%’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돌입 직전 실시된 마지막 8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 평균이다. 오세훈-박영선 두 후보의 지지율 평균 격차는 무려 20%포인트를 넘어선다. 격차가 가장 적은 입소스-중앙일보 조사도 14.7%포인트, 현대리서치-서울신문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23.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민주당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 진보’의 숨은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여론조사 수치만 놓고 보면 분명히 여당의 참패, 야당의 압승을 가리키고 있다. 여야 양자대결이라기엔 상당히 낯선 정도의 큰 격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권이 착실히 ‘팀워크’를 발휘하는 동안 여권이 ‘팀킬’만 잇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조 박주민 임종석 등 ‘1일 1악재’…여권의 ‘팀킬’ = 문자 그대로 ‘연일’ 돌발 악재가 쏟아지는 형국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2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악재가 계속 생기고 있다. 저희 입장에서는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박영선 후보 본인이 자초한 논란도 있었지만 대부분 ‘팀킬’이라고 볼 법한 정부여당 인사들의 논란이었다.

대통령비서실 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퇴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가장 뼈아픈 건 역시 부동산 문제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등 지도부가 연일 대국민 사과를 하며 대대적인 읍소에 나섰지만 끊이지않는 ‘내로남불’ 논란이 모든 걸 뒤덮고 있다. 지난달 29일 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지난해 전월세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이틀 전 강남 아파트 전셋값을 14%(1억2000만 원) 올린 게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김 전 실장을 경질했지만 단 사흘만인 31일 임대차 3법을 발의를 주도했던 박주민 의원도 법 통과 전 아파트 임대료를 9% 인상한 사실이 알려졌다. 박 의원은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의 경고를 받고 박영선 후보 캠프를 떠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부동산과 관련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상황에서 연일 팀킬이 불거진 것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관련된 일부 인사들의 발언은 “일부러 선거를 망쳐서 박영선을 떨어뜨리려고 그러느냐”는 당내 오해를 살 정도였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그는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고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기자회견 이후 박 후보 캠프 ‘피해호소인 3인방’(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이 모두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으며 수습에 힘을 쏟고 있는 와중에 임 전 실장의 SNS 한 번에 ‘2차 가해’ 논란이 다시 가열됐다. 특히 임 전 실장은 박 후보가 즉각 “앞으로 그런 일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개의치 않고 이튿날에도 박 전 시장의 공(功)을 늘어놓는 글을 올렸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안민석 의원도 지난 25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이번 선거를 왜 하느냐? 성범죄 때문이다”고 꼬집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의 말에 “한 번만 더 들으면 100번 듣는 것이다. 진작에 해방이 됐는데 자꾸 일제시대 이야기하시니까 좀 그렇다”라고 대답해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청년세대 지지율 회복을 위해 기획한 ‘2030 선거유세단’도 쓸데 없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유세 현장에서 자신을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한 20대 청년이 최근까지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생애 첫 투표’라고 소개한 학생이 유세 차량에 올랐다가 아직 투표권이 없는 고등학교 2학년생인 것으로 드러나며 선거법 위반 논란에도 휩싸였다.

이외에도 윤호중 의원은 오세훈 후보를 “쓰레기”라고 원색 비난해 막말 논란을 자초했고, 고민정 의원은 연일 SNS에 자신의 감성적인 유세 사진을 올리면서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일으켰다.

▶잡음없는 오세훈-안철수 ‘브로맨스’ 효과…야권의 ‘팀워크’ = 야권은 ‘팀워크’가 빛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심판’이라는 기치 아래 단일대오로 뛰는 모습이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는 평가다.

4·7 재보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맞잡아 들고 지지지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오 후보와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는 건 역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안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5일 이후 매일같이 오 후보의 유세차에 오르는 등 전폭적 지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7일 빗속 유세에서는 우비를 입은 오 후보와 안 대표가 환히 웃으며 얼싸안은 모습이 ‘브로맨스’(남성 간 친근한 우정)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 후보는 “단일화하고 나면 앙금이 남기 쉬운데 (안 대표가) 정말 흔쾌하게 돕고 있다. 진심으로 돕고 있는 게 느껴져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지원 유세를 시작한 이후에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껄끄러운 발언을 들어야 했지만 반응하지 않고 전력을 다해 돕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1일 고향 부산을 찾아 박형준 후보 지지 유세까지 나섰다. 안 대표는 박 후보와도 얼싸안고 “박형준이 안철수고, 안철수가 박형준”이라며 부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와 제3지대 단일화를 했던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도 서울과 부산을 모두 찾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이 같은 행보는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것이란 분석이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선 ‘중도 표심’을 공략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팀워크를 기대하기 힘들만큼 행복한 상황이다.

히트상품이 된 ‘2030 시민유세단’은 오 후보 캠프의 기획력이 빛난 부분이다. 뉴미디어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이재영 전 의원(청년비례대표)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청년 유세단은 일반인 청년들의 ‘날 것’같은 목소리가 호평을 받으며 유튜브에서 총 15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에 참패를 당한 주요 원인이자 당내 고질병같던 ‘막말’ 역시 현재까지는 김종인 위원장의 입단속 경고가 제대로 먹혀든 모습이다. 특히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 국면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비토를 쏟아내던 당내외 인사들도 단일화 이후엔 논란이 될 만한 발언 자체를 자제하면서 조심하는 모양새다.

오히려 오세훈 후보 본인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중증 치매환자’라는 표현을 쓰며 논란을 자초한 모습이었다. 다만 오 후보는 지난달 31일 관훈토론에서 “이 시간 이후로 그런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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