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장수 경제사령탑’ 명패 단 홍남기...소방수 역할 불구 ‘정책 주도력 한계’ [피플앤데이터]
역대 최장수 장관 윤증현 ‘842일’ 갱신
성실·추진력으로 대외악재 돌파시도
여당과 정책 대결서 10전 9패 성적
김상조 정책실장 경질로 인사 물망에
백신 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로 재임 843일째를 맞으면서 최장수 경제사령탑이자 나라곳간지기에 등극했다. 지난 2018년 12월 11일 공식 취임한 홍 부총리가 역대 최장수 기재부 장관이었던 이명박 정부 당시 윤증현 장관(842일)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그는 취임 후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 사태 등 잇따른 악재 속에서 특유의 성실성과 추진력으로 ‘소방수’ 역할에 혼신을 다했지만,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정책주도력에선 한계를 보였다는 아쉬움도 제기된다.

재임 2년4개월동안 종합부동산세 인상이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10차례 주요 정책 협의 과정에서 소신을 밝히며 여당과 대립했지만 9차례 ‘백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가 취임할 당시 경제여건은 악화될대로 악화돼 있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비판이 고조된 가운데 경제활력도 크게 떨어졌다.

그는 취임 당시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의 줄을 풀어 다시 고쳐 매다)’을 거론하며 “긴장을 높여 심기일전하고 경제·사회적 제도개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의 경제심리가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며 민간경제활력 제고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하지만 취임 7개월여만인 2019년 7월 일본의 반도체 생산소재 수출규제로 한일 무역전쟁이 터졌고, 지난해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로 경제 여건은 계속 악화됐다.

홍 부총리는 잇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확대에 적극 나서 나랏빚이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지난해엔 59년 만에 처음으로 1년에 4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며 총 310조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진두진휘했고, 올해도 15조원 추경으로 코로나 피해 계층 지원에 나섰다. 이로 인해 올해 국가채무가 966조원으로 늘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18년 35.9%에서 올해 48.2%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다행히 최근엔 경기 회복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수출과 경제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3.6%로 상향했다.

이런 가운데 홍 부총리는 종부세 인상이나 대주주 양도세 부과기준 등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당과 청와대에 밀리면서 ‘홍남기 패싱(건너뛰기)’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재임기간 여당과 10차례 정책 충돌에서 9패 끝에 최근 4차 재난지원금을 맞춤형 지원으로 관철시킨 것이 유일한 1승이었다 .

홍 부총리는 결국 근면·성실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경제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선 역대 최장수 사령탑이라는 명예에 걸맞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정책의 수립·결정 과정에서 주도력을 발휘하는 데엔 기대에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와 호흡을 맞춰 여당을 설득해온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리를 떠나면서 조만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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