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수사원·견마지로...‘소통’ 방점…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공식취임 [피플앤데이터]
‘형식적 자리 최소화’ 崔 회장 의중 반영
별도 취임식 없이 직원들과 격없는 미팅
‘가치 창출·국가의제 해결’ 역할론 강조
日경제계엔 ‘소통 복구’ 메시지 서한발송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하라는 뜻의 ‘음수사원(飮水思源)’이다. 항상 새기고 지키려 노력한다.” (지난 4일 대한상의 직원들과 온라인 간담회)

“어려운 시기에 이런 중책을 맡은 데 대해 상당한 망설임과 여러 생각, 고초가 있었다.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겠다.” (지난달 23일 서울상의 대의원총회)

국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수장에 오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직원들과의 상견례를 통해 회장으로서의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이날 별도의 취임식은 열리지 않는 대신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직원들과 격식 없는 대화의 장(場)으로 계획됐다. 딱딱하고 형식적인 자리를 최소화하자는 최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의 임기 초반 행보는 ‘소통’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일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최 회장은 첫 메시지로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국가의제 해결에 경제단체들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서다.

최 회장은 “앞으로 대한상의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를 최대한 수렴해서 구체적인 방법론들을 찾아나가는 데 주저없는 발언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회원사들에 당부한 바도 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경제단체와 회원사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규제 완화 등 대(對)정부 소통 창구 역할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1884년에 출범한 대한상의는 현재 19만 회원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의 경제단체다. ‘재계 맏형’인 최 회장이 취임하면서 국내 대표 경제단체로서 대한상의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경제계와의 ‘소통 창구 복구’도 최 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부분으로 꼽힌다. 대한상의는 이날 전 세계 130여 개 상공회의소에 “각국 상공회의소 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최 회장은 이 가운데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의 회장에게 “오랜 기간 동안 다져진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이 확대되기를 희망한다”며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양국 상의가 서로 오가며 개최했으나 2018년 이후 중단됐던 ‘한일상의 회장회의’를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직접 언급했다.

또한 최 회장은 평소 SK그룹에서 강조해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국의 상공인들에게 전파하는 데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최근 인사에서 기업문화팀 이름을 ‘ESG 경영팀’으로 바꾸고 조직도 강화했다.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최 회장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아 보인다. 재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통과한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내년부터 시행이 예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재계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불거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통합설 등 경제단체들 사이의 이견을 하나로 묶는 것도 주요한 과제로 꼽힌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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