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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가 중국인 줄”…‘조선구마사’ 논란 일파만파!
[드라마 ‘조선구마사’ 캡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여기가 중국이냐”(한국 네티즌), “한국이 중국문화 도둑질”(중국 네티즌).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도를 넘어선 가운데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동북공정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일부 세트와 음식, 의상 등이 중국식으로 표현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장면을 중국 네티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캡처한 뒤 ‘한국의 중국문화 도둑질’의 근거로 사용하며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드라마 제작 지원이나 협찬에 참여했던 기업들도 연이어 광고를 철회하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조선 태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이다. 하지만 방송 직후 문화공정 의혹이 제기됐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된 것은 드라마 속 기방의 모습이었다. 조선의 기생집인데도 중국식 만두를 비롯해 중국음식인 월병과 피단(삭힌 오리알)이 올라간 술상, 중국식 실내장식품 등으로 꾸며졌던 것.

여기에 태종이 무고한 백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훗날 세종대왕이 될 ‘충녕대군’이 자신의 조상을 모욕하는 발언을 하는 ‘역사 왜곡’ 장면까지 등장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인스타그램 캡처]

시청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그동안 가전·뷰티·식품·외식 등 전방위 분야에서 한국 것을 베끼던 중국이 최근 한국 역사와 문화를 자기 것으로 왜곡하는 문화공정까지 펼치고 있는 상황. 이런 시기에 자칫 중국에 문화공정의 타당성을 부여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우려는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벌써 인스타그램 등 일부 SNS에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조선구마사’의 방송 장면들을 캡처해 문화공정의 예로 소개하고 있다. 한 중국 네티즌은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중국문화를 훔치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중국드라마 속 ‘한푸’와 조선구마사 속 무속인의 의상을 비교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조선구마사’에 대한 방영 중단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한다’는 청원글이 올라와 불과 하루 만에 6만8000여명의 청원 동의를 얻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조선구마사’와 관련해 시청자 민원이 17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 캡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조선구마사’에 대한 역사 왜곡 논란의 파장이 매우 크다”며 “이미 중국 네티즌이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또 “중국이 한복·김치·판소리 등을 자신들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신(新)동북공정’을 펼치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구마사’를 둘러싼 역사 왜곡·중국풍 논란이 거세지며 드라마 제작 지원 및 협찬에 참여했던 기업들도 잇달아 광고 취소의 뜻을 밝혔다. 안마의자 브랜드 코지마와 에이스침대는 광고를 철회했고, LG생활건강과 호관원, 탐나종합어시장 등도 제작 지원·광고를 중단하거나 재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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