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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대책 시장 안정 효과 ‘벌써’…비수기 착시 가능성[부동산360]
2월말부터 전통적으로 거래 비수기
주간 0.01%p 변동률이 주는 착시?
2·4대책 효과보다는 불확실성 더 많아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오전 제 3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2·4대책을 언급하며 “(시장은)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부동산 시장 안정은 물론이고 내 집 마련을 위해 기다려온 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2·4공급 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며칠 전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지난 2·4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발생해 더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시장 안정을 위해 “당초 계획한 공급 대책을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국무총리나 홍 부총리 모두 2·4대책 효과로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LH 직원들의 투기의혹을 받는 광명 시흥신도시 추진 등 2·4대책을 변경하면 주택시장이 다시 불안해 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논리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 등을 위한 고위 당정청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주택시장이 과연 2·4대책 효과로 안정되고 있을까? 일단 수치상 아파트값 상승폭이 조금씩 축소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3월 세 번째 주(15일 기준) 전국 기준 아파트값은 0.23% 올라 전주(0.24%) 보다 0.01%포인트 상승폭이 줄었다. 수도권도 이 기간 0.27% 뛰어 전주(0.28%) 보다 0.01%포인트 오름세가 완화됐다.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수도권만 따지면 2월 두 번째 주(8일 기준) 0.33% 변동률로 정점을 찍은 후 5주 연속 상승폭이 줄긴 했다. 매주 전주대비 -0.01~0.02%포인트 수준의 미미한 변동폭이지만 상승세가 한풀 꺾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렇게 보면 정 총리나 홍 부총리이 말이 맞는 것처럼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찜찜하다. 규제 정책이 발표된 직후나 비수기에 들어가는 시기 정부 고위 관료들이 ‘규제 효과로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있다’고 했다가 곧 집값이 폭등했던 걸 이 정부에선 이미 벌써 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다.

실제 요즘도 한쪽에선 신고가 계약 사례도 속출한다. 예를들어 서초구 반포동만 보면 이달들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59㎡(이하 전용면적)가 26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격(지난해 11월)보다 2억원이나 비싼 것이다. 역시 이달 인근 ‘반포센트럴자이’ 59㎡는 23억2500만원에, ‘반포써밋’ 84㎡는 27억9500만원에 각각 계약서를 썼다. 두 아파트 모두 직전 최고가보다 각각 2500만원, 2억4520만원 비싸게 거래됐다.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줄긴 했지만,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때문에 매물도 별로 없다는 게 이들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포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2·4대책으로 서울 도심 공급을 늘린다고는 했으나, 현재 분위기로 기약이 없다고 보는 매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사실 3월은 주택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다. 봄 이사철 성수기는 2월 정도까지 대부분 계약을 마치기 때문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사진 [박해묵 기자]

KB국민은행이 1986년부터 올해까지 36년간 작성한 월간 아파트값 시계열 자료를 보면 1년 12개월 중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는 2월이다. 서울만 따지면 2월 월평균 아파트값은 1.01%나 올랐으며, 3월 0.65% 상승해 오름세가 확연히 완화된다. 이후 본격적인 비수기가 시작된다. 4월 0.70%, 5월 0.06%, 6월 0.04% 등으로 미미한 변동률을 기록한다. 정책변수가, 경기 여건 변화 등 다른 변수가 없다면 계절적으로 3월부터는 거래량도 줄고 시세 상승세도 누그러진다는 이야기다.

엄밀히 말해 2·4대책 효과는 아직 아무것도 입증되지 않았다. 2·4대책은 아직 공급할 땅을 찾고 있는 초기 단계며, LH 사태 이후로 더 추락한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에 얼마나 실현될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

4월 보궐선거 결과 야당이 당선되기라도 하면, 2·4대책은 사실상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장은 서울에 공급하는 주택의 최종 인허가권자여서 중앙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좌우할 수는 없지만, 인허가를 내지 않아 사업을 지연시킬 수는 있다.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이 조금 누그러졌다고 시장이 안정됐다고 평가할 상황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부동산 정책은 막연한 정치적 수사보단 신뢰를 줄 수 있는 솔직하고 뚜렷한 방향성 제시가 가장 중요하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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