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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영화 ‘니하오, 리환잉’ 열기…1위 ‘전랑(戰狼)2’ 맹추격
‘엄마 신드롬’ 표 판매액 ‘역대 2위’ 52억 위안 돌파
“코로나19로 막힌 시각예술 갈증 풀었다” 호평

중국 극장가를 달구고 있는 '니하오, 리환잉'의 자링 감독 (왼쪽)과 리환잉 역을 맡은 장샤오페이[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능옥 선임기자] 중국 영화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춘제에 맞춰 개봉한 영화 ‘니하오, 리환잉(你好,李煥英)’이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역대 티켓 판매액 1위인 ‘전랑2’를 맹추격하고 있다.

‘니하오, 리환잉’은 감독인 자링(賈玲)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2001년 중앙희극학원(中央喜劇學院)에 합격, 베이징으로 상경한 자링은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사고 소식을 접한다. 그로부터 약 20년 후, 딸은 어머니 이야기를 글로 쓰고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 제목 '니하오, 리환링'도 자링 감독의 실제 어머니 이름인 리환잉에서 따왔다.

영화에서 대학에 갓 합격한 주인공 자샤오링(賈曉玲)은 불의의 사고로 엄마를 잃는다. 슬픔에 잠겨있던 그녀는 뜻밖에 1980년대로 타임슬립한다. 그 곳에서 젊은 시절의 엄마와 친구사이로 함께 지내면서 이번에야말로 엄마에게 큰 보탬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은 예기치 않게 흘러간다는 내용이다.

‘니하오, 리환잉’은 1960년~1980년대 중국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세대는 물론 '90後'(1990년 이후에 출생한 세대), '00後'세대에게도 심금을 울리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중국의 영화 전문 통계기관인 마오엔(猫眼)에 따르면, ‘니하오, 리환잉’의 티켓 판매액은 14일 현재 52억 위안(한화 약 9079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1위 ‘전랑(戰狼)2’의 56억9400만 위안을 위협하는 수치다. 이같은 흥행 호조에 힘입어 종영 예정일도 당초 오는 15일에서 4월 11일까지 연장했다. 중국의 흥행 기준은 관객 동원수가 아닌 티켓 판매액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신화통신, 펑파이 등 주요 온라인 매체의 평가와 N차 관람 등 호평을 쏟아내고 있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니하오, 리환잉’의 흥행요인은 세 가지로 모아진다. 가장 우선적으로 영화가 밀도 있게 그려낸 딸의 어머니에 향한 감성이다. 예를 들면, 과거로 돌아간 딸 자샤오링은 엄마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엄마가 부유한 공장장의 아들과 사귀도록 적극 중재한다. 자샤오링은 “나는 태어나지 않았어도 좋다. 그럼 엄마가 훨씬 행복해졌을 테니까” 라고 말한다. 엄마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자신의 사라짐을 기꺼이 수용하는 딸의 마음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 춘제 때 ‘지우디궈넨(就地過年-직장이 있는 곳에서 춘제보내기)운동으로 고향에 못간 사람들도 이 영화의 깊은 울림에 공감을 했다는 분석이다. 둘째는 영화에 등장하는 ‘3선(三線)공장’에 대한 추억이다. ‘3선’은 1960년대 중반 중소분쟁과 미국의 침공 위협이 나은 중국 특유의 생산기지다. 소련, 미국의 공급에 대비, 전쟁 물자를 생산할 공장을 내륙 깊숙한 곳에 배치한 것이다. 1960~1970년대 경제활동을 한 세대에게 삼선공장은 전쟁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고난의 장소였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장소였다. 자링 감독의 출생지이자 이 영화의 배경이 된 후베이(湖北) 상양(襄阳)은 여행 명소로 부상, 인증샷의 필수코스가 됐다.

아울러 중국 영화시장의 급팽창도 영화 흥행의 한 축으로 작용했다. 중국 영화시장은 2010년 101.72억 위안에서 2019년 642.66억 위안으로 6배 이상 성장했다. ‘니하오, 리환잉'의 흥행은 작품성과 함께 급성장한 중국 영화 시장의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좋은 이야기는 영화의 영혼이다”, “코로나19 이후 경험해 보지 못한 시각예술에 대한 갈증을 풀어줬다”, “100억 위안도 꿈이 아니다”고 찬사를 이어갔다.

'니하오 리환잉'의 흥행으로 자링 감독은 글로벌 흥행 1위 여성감독으로 등극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최고의 티켓 판매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여성 감독은 ‘원더우먼-중국명 神奇女侠’ 의 피터 젠킨스 감독으로, 약 53억3000만위안의 실적을 기록했다. ‘니하오, 리환잉’이 현재 추세라면 충분히 추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kn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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