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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사라진 한·중 기술격차, 더 중요해진 R&D투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 5개국의 상대적 기술 수준(%)과 기술 격차(년)를 2년마다 평가해오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11일 발표한 ‘2020년도 기술 수준 평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국가별 기술 수준은 가장 앞선 미국(100%)을 기준으로 EU(95.6%), 일본(87.3%), 한국(80.1%), 중국(80.0%) 순이다. 한국은 2년 전인 2018년에 비해 기술 수준은 3.2%포인트 향상됐고, 기술 격차는 0.5년 단축됐다. 격차를 줄이고 있으니 긍정적이다. 단축 속도도 나쁘지 않다. 한국의 국가연구·개발(R&D)투자는 100조원 수준이다. 절대 규모로도 세계 5위이고, GDP 대비 국가R&D비율은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4.85%)다. 그 결과가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적 우열이다. 미국과 기술 우위를 다투는 EU는 그렇다 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은 경쟁선상에 있는 일본과 중국이다. 일본은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2년 전에 비해 0.6%포인트(87.9→ 87.3%) 벌어졌고 중국은 4.0%포인트(76.0→80.0%) 좁혀졌다. 우리 입장에서 뜨는 해와 지는 해가 더욱 확실해진 셈이다.

이제 일본과의 기술 격차는 크지 않다. 반도체 핵심 소재 무역 마찰 사례로 보면 추월의 가시권이란 얘기가 허황된 것도 아니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2년 전에도 0.9%포인트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0.1%포인트다. 거의 없다는 얘기다. 기간으로 따지면 아예 같다. 지난 2017년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한·중 기술 격차가 1.4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슴 서늘한 속도다. 부문별 기술에선 이미 중국에 추월당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생명·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중국에 추월당했고, 우주·항공·해양 분야의 격차는 중국과 더 벌어졌다.

중국은 미국·EU에 이은 세계 3위의 연구·개발(R&D) 투자 대국이다. 기술 수준 향상도 두드러진다. 이미 중국의 주력 기업들은 저임금 중심의 경쟁력에서 탈피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IT기업들은 AI, 유통·물류, 자율주행 자동차, 승차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 중이다.

자칫 우리 기업과 정부의 대응이 소홀하면 핵심기술 경쟁에서 미국은 물론 중국에도 밀려난다. 한국경제에 그런 먹구름은 없다. 미래를 어둡게 하는 일이다. R&D투자의 고삐를 늦춰선 안 된다. 과학기술이 곧 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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