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사업 ‘안하나 못하나’
신기술보유업체 시범사업 뒤
교통공사, 계약 1년 넘게 미뤄
미집행에 국감·시의회서 지적
업체 “설치비 누락땐 계약 불가”
공사 “조달청서 가격 조사중”
조달청은 “협의 공문만 보내”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홍보 동영상 캡처.

해마다 3월부터 5월까지는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린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9년 미세먼지 발생이 국민건강과 생활안전을 위협한다는 판단 하에 미세먼지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포함시켜 미세먼지 예산을 책정했다.

이에 따라 2019년 8월 추경 및 2020년 본예산 국비지원과 지자체 매칭 예산이 편성돼 전국 도시철도공사에 교부됐고 기재부, 환경부 및 지자체들은 현장 긴급점검과 미세먼지 해결방안을 마련해 추진했다.

특히 지하철 이용 승객이 많은 서울시 및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지하철 미세먼지 관리 강화계획’에 향후 약 7000억~8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각종 시설물 및 신기술을 도입, 2022년까지 지하철 미세먼지 농도를 50% 이상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공사는 1차로 2019년 11월 특정기술보유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심사를 벌여 “세계 최초이자 국내유일의 지하철 본선터널 양방향 전기집진기에 대해 현장 실용화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하고 1차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그러나 시행처인 공사는 ‘본선터널 환기구 양방향 집진기 설치 사업’과 관련, 2019년 긴급 국비보조, 시비 추경예산 및 2020년 본예산에 대해 2020년 5월 제2차 특정기술심의를 열어 업체를 선정했으나 예산배부 1년이 넘도록 온갖 이유를 들어 예산을 집행하고 있지 않아, 지난해 국정감사와 서울시의회에서도 질책이 이어졌다. 그 후 공사는 떠밀리듯 지난해 12월 28일 조달청에 계약 의뢰했다. 그러나 2개월 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2차 특정기술심의를 거쳐 선정된 업체에 따르면, 공사의 의뢰로 현장실사, 토목 및 기계 설계서, 시방서 및 가격자료 등 계약을 위한 일체서류를 제출했으나 공사는 2019년 추경잔여분 210억 원(45개소)에 대해서만 계약의뢰 했으나 그중 부대공사비(급수관 설치 및 기타부품 미미함)를 과대 계상해 82억 원을 제외한 최종 128억 원만 조달청에 계약 의뢰, 집진기설치공사 약 30여 억원을 누락시켜 업체로서는 그 상태로는 계약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석종 공사 기계처장은 “조달가격은 대구도시철도공사의 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대구도시철도공사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업체의 주장에 따라 “조달청에서 입찰가격을 조사하고 있으며 조달청의 입찰가격 결정이 나오면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달청 관계자에 따르면 “조달청은 양측의 의견이 달라 발주처인 공사에 가격협의 공문을 보내 놓은 상태”라며 “조달청은 입찰가격을 조사하고 있지도 않으며 조달청이 가격 결정권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즉 공사가 언론에까지 거짓말로 답변해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체는 “지금까지 설치한 대구, 부산, 광주 및 공사 1사업인 19개소 공사비 등과 비교시 터무니 없이 많은 비용을 누락한 것으로 판단, 계약이 불가하니 수정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공사가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공사는 기재부, 환경부, 서울시로부터도 지속적인 추경예산 및 본예산에 대한 신속 집행 권고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이유를 들어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 교통기획관을 만나 국비로 나간 미세먼지 예산을 조기 집행해달라 요청 했다”며 “이른 시일 내 지하역사에 미세먼지집진기가 설치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내 지하철 기관 중 가장 큰 규모인 공사의 이와 같은 비정상적이고 불합리한 행태는 다른 지하철 기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사의 운영부문 9호선 2, 3단계 등의 사업도 사실상 미세먼지 저감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각 지자체들에게 국비지원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도 공사에 배부된 2019년 추경 및 2020년 본예산 집행을 1년이 넘도록 지연시킴에 따라 지난해 서울시가 환경부에 신청한 2021년 미세먼지 저감사업용 국비예산(약 700여억 원)은 기 배부된 예산 집행부진의 사유로 대부분 삭감돼 약 58억원만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에따라 모든 피해는 시민들이 보게 됐다.

공사의 비상식적인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사는 자신들이 선정한 업체의 제품을 배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서울시와의 협의도 없이 직접 환경부로 본선터널 환기구 양방향집진기 설치사업 예산을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환경부에서 “서울시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공문을 보낸 것과 대구, 광주, 부산, 인천 등 지하철에 양방향집진기 설치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예산전용을 불허했다.

공사는 자신들이 최고의 제품이라고 선정한 제품 설치를 거부하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업체관계자는 “승강장용 공기청정기, 객차 내 공기청정기, 역사 환기구 및 공조기 내 각종 필터 등은 설치 후 1~2주 후면 시커먼 기름 때로 필터가 막혀버리며, 제품의 내구수명(5년이내)이나 잦은 필터교체 및 유지보수 비용 면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데 반해 양방향집진기는 소모품이 전혀 없으며 서울교통공사 보건환경처 시범설치 결과 보고서(2020년 5월)에 따르면 집진효율, 사용내구성(20년이상) 및 유지보수 비용면(다른 필터 제품대비 수십분의 일)에서 월등한 제품임에도 유독 ”양방향전기집진기 설치사업만을 지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사의 이런 행태에 따라 서울시가 향후 미세먼지와 관련된 사업들의 국비 예산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것도 우려된다. 공사는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매일같이 시달리는 시민들의 고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은 의혹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사태가 이지경임에도 불구하고 공사 사장은 진상파악등 해결방안을 찾지 않고 있어 박원순 전 시장 유고후 시민 안전 사업을 외면하고 있다.

이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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