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춤하는 韓 증시…‘칩플레이션’(Chip+Inflation)이 버팀목
D램·낸드·MLCC 등 주요 반도체 칩 가격 오름세
올해 코스피 3% 오를 동안 KRX반도체 지수는 6% 상승
삼전, 하이닉스는 물론 반도체 생태계 전반 수혜 예상

[헤럴드경제=박이담, 이태형 기자] 한국증시가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중국 유동성 회수 등으로 주춤하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반도체 칩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칩플레이션’(Chip+Inflation) 덕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증시를 이끄는 모습이다.

반도체 칩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D램 가격은 이미 회복세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기가비트) 제품의 고정거래가는 지난달 3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연말(2.85달러)보다 5% 가량 올랐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D램 가격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인 10~15%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도 탄력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대만, 일본 등 주요 생산국에 정전과 지진 등으로 생산차질이 빚어진 여파로 올해 2분기부터 가격 상승 랠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제품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쓰이는 역할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MLCC 가격을 인상한 일본 무라타를 시작으로 삼성전기 등 동종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칩플레이션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은 물론 소재, 부품, 장비기업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성장이 예상된다. 기대감은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반도체 지수는 3720.59를 기록하며 올해 초보다 6% 올랐다.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동안 3% 상승하는데 그쳤다.

관련 기업 주가도 흐름이 좋다. 삼성전자는 최근의 하락장에서도 8만3000원선을 지켜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가격 급등과 낸드메모리 턴어라운드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가가 최근 가파르게 올랐다"면서 "메모리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도 주가 상승 랠리에 동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3.5% 늘어난 3조98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로 12만원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최근 한달 간 16% 오르며 15만원을 눈앞에 뒀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매출 구성은 D램이 76%, 낸드가 16%로, 올해 실적 개선에 따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60% 증가한 13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8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삼성전기 주가도 5G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MLCC 수요가 늘며 흐름이 좋다. 이규하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MLCC 가격인상 뿐 아니라 폴디드카메라 모듈 등 모든 사업 부문이 좋아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로 29만원을 제시했다.

올해 삼성전기 매출은 전년보다 11.8% 증가한 9조1790억원, 영업이익은 47.4% 늘어난 1조225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대표 반도체 기업의 성장세는 반도체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내년 메모리 반도체 자본지출(CAPEX)이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다수 국내 장비 업체들은 내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나성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다”며 “투자는 후행적으로 발생하겠지만 장비주 주가는 내년 실적을 선행해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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