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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설로 고속도로에 갇힌 700명…비상대응 2단계 늦어진 탓?[촉!]
미시령 77.7㎝·진부령 68.6㎝ 등 강원 영동 지방 ‘눈폭탄’
12시간 넘게 고립·눈길 교통사고로 1명 사망 90여명 부상
기상청, 1일 오전 8시30분에 강원 북부·중부 산지에 대설주의보
중대본은 1일 밤 9시에야 대설 대처 비상대응 2단계 격상

동해고속도로 폭설 고립 차량 구출에 나선 육군 8군단과 102기갑여단 장병들이 2일 강원 속초시 노학2교 부근에서 눈길에 빠진 차량을 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3월 첫날부터 강원 영동 지역에 70㎝ 넘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연휴 끝 나들이객 차량 수백대가 도로에 고립되거나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제설 차량이 늦게 도착하거나 눈에 함께 갇히는 등 예고된 큰 눈에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대설 비상대응 2단계 격상이 늦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2일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까지 눈길 교통사고가 총 53건 보고됐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 방면 행치령터널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 운전자가 사고를 수습하던 중 뒤에서 오는 차량에 받히면서 1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94명으로 대부분 경상으로 집계됐다.

눈 속에 많게는 12시간 넘게 발이 묶였던 시민들은 “제설 차량도 눈 속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박경우 강원도 재난대응과장은 “눈 예보에 따라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두 차례 회의를 하고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등에서도 사전 준비를 했다”며 “다만 주말에 나들이객이 많고 특정 시간대에 귀경 행렬이 몰리면서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 북부·중부 산지 등에 적설량(이날 오전 6시 기준)은 강원도 미시령 77.6㎝, 진부령 68.6㎝, 북강릉 36.3㎝, 양양 27.6㎝ 등이다. 기상청은 지난 1일 오전 8시30분을 기해 강원 북부·중부 산지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가 이날 오전 6시 해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기상청은 “1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강원 영동 지방을 중심으로 10~40㎝, 최대 50㎝ 이상 큰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고남저 형태의 기압 배치가 만들어지는 2월에 주로 동해안 지역에서 대설이 나타난다”며 “올해는 이 같은 기압 배치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3월 초 영동 지방에서 한번 큰 눈이 오면 (적설량)50㎝는 훌쩍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1일)오전 9시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으나 눈이 본격적으로 오기 시작한 건 오전 11시께”라며 “이때부터 적설량이 10㎝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은 지난 1일 낮 12시부터 대설 대처를 위한 비상대응 1단계를 가동했다가 대설로 고속도로와 국도 등에서 극심한 교통 정체가 이어지자 오후 9시에야 2단계로 격상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비상대응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되면 행안부 자연재난관리과와 국토부 등 다른 부처와 한데 모여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협업 기능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은 같은 날 오후 11시께부터 군 인력 160여명을 투입돼 차량 견인 등을 지원했다. 전국에서 인력 3166명과 장비 2893대, 제설재 1만5406t이 투입됐다. 이 중 강원 지역에서만 인력 1233명, 장비 1091대, 제설재 4572t이 동원됐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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