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5일간의 해결사…무거운 책임 다시 맡은 김정태 [피플앤데이터]
외생적 리스크 겹치며
하나금융 리더십 위기
사상초유 초단기 임기
낡은 ‘70세 룰’ 족쇄로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코로나19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극복과 그룹의 조직 안정화에 헌신하겠습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4일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직후 밝힌 각오다.

계열사 대표도 아닌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불과 1년의 임기를 갖는 것은 전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국내 금융회사에서만 존재하는 애매한 연임제한과 70세 강제은퇴 정서 때문이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은 만 70세를 넘길 수 없게 돼 있다.

유독 국내 금융지주에만 존재하는 ‘70세 룰’은 10여년 경영권 갈등이 한창일때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내부규범이이다. ‘3연임 제한’은 법령은 물론 각 사별 정관에도 근거가 없다.

전세계적으로도 대형금융그룹 CEO는 10년 이상 재임하는 사례가 다수다. CEO 임기에 금융당국은 개입하지 않는다. 결정권은 주주들과, 주주들이 뽑은 이사들이 행사한다. 일반 기업은 물론 사회 전분야를 살펴도 70세를 넘어 활동하는 ‘리더’들이 많다. BNK금융 김지완 회장만 해도 1946년생이다.

김 회장은 일찍부터 본인의 거취가 ‘과욕’으로 비춰질까 경계했고, 이 때문에 올 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결심까지 굳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쟁에 버금가는 충격을 안겨준 코로나19로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그룹 내 유력 CEO 후보군이 잇따라 ‘사법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김 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해졌다. 회추위 단독 추천을 받았지만, 김 회장의 회장직 연장 안건은 내달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회추위도 김 회장이 역할이 절실하다는 주요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1년의 임기를 수락한 것은 김 회장으로서는 사실상 ‘백의종군’을 한 셈이다.

김 회장은 1981년 서울은행 입행이후 잠시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 창립 구성원으로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 2008년 하나은행장을 역임했고 2012년 하나금융 회장 취임 후에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한때 신한금융, KB금융에 한참 못미치던 하나금융 사세는 김 회장 취임 후 급격히 확장됐고, 역대 최대 경영실적 행진을 이어간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악재를 딪고 10.3% 증가한 2조6372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일궈냈다.

다만 불과 1년이란 시간 안에 그룹 경영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김 회장에게도 힘겨운 도전이다. 김 회장이 CEO로써 통제할 수 있는 일반 경영현안과 달리 현재의 지배구조 위험은 외부에서 비롯된 것이어서다. 위험 해소에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최대계열사인 하나은행장만 해도 CEO 경력이 2년에 불과해 이번 차기회장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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