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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선수, 더 이상 선수로 성공 못한다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보호 체계 개선방안’ 발표 
피해자에 대한 회복과 치유 지원…3~4월 집중 신고기간 운영
학교폭력에 무관용 처벌…가해자 징계정보 통합관리
영구 퇴출, 출장 정지 등 제재 가이드라인 마련
피해자 2차 피해 방지ㆍ기숙사 인권침해 요인 개선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학폭)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이상 25)의 국가대표 자격이 무기한 박탈됐다. 사진은 지난 달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인천 흥국생명과 서울 GS칼텍스의 경기 전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돼 트로피를 든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앞으로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선수는 선수 선발과 대회 참가 등이 제한된다. 과거에 발생했던 체육계 학교폭력에 대해 구단 및 협회 등이 처리 기준도 마련한다. 최근 여자 프로배구 선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창시절 학교폭력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 대책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이하 문체부)와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24일 제4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개선 방안에는 과거 일어난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피해자 중심의 사건 처리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학교체육 현장에서 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예방 차원의 제도 개선과 체육계 전반의 성적지상주의 문화를 개선하는 방안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우선 교육부와 스포츠윤리센터가 체육계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

학교폭력 민간 전문기관과 연계해 피해자에 대해 심리, 법률 등 상담을 지원하고, 피해자가 원할 경우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를 유도하는 등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사 피해사례에 대해서도, 스포츠윤리센터에서 3~4월간 집중신고기간 운영 및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고 접수를 받아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적절한 제재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본인 인정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경우, 문체부와 관계 단체가 협의체를 구성해 피해자의 용서 여부, 폭력행위의 수위, 해당 폭력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지 여부 등 제반 상황과 피해자의 의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구 퇴출부터 출장 정지, 사회봉사 등 제재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생선수 폭력에 대한 엄중한 제재 조치 및 촘촘한 감시망 구축으로 실질적인 폭력 예방 효과도 강화한다.

내년까지 종목단체별 징계정보 통합관리로, 관계기관 협의체 논의를 통해 가해 학생선수에 대한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를 징계정보로 통합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이를 위해 국민체육진흥법 등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프로스포츠의 경우 신인 선수 선발시 학교폭력 이력이 없음을 확인하는 서약서를 받고,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 서약서에 근거해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체육특기자 전형에 학교폭력 이력을 입학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반영하는 대학에 대해 보조금 지원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유인 체계도 도입한다.

아울러 퇴학 처분을 받은 고등학생에 대해서는 선수 등록을 원천 봉쇄하고,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가해학생 조치(올 3월1일 이후 발생 건부터 적용)를 받은 경우, 일정 기간동안 종목별 대회와 종합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제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선수 등록이나 대회 출전 신청시 학생부 또는 학교폭력 기록에 대한 학교장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또 학교폭력이 드러날 경우 구체적 근거를 가지고 제재할 수 있도록 프로스포츠 단체,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등의 제재규정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정비한다. 교육부에서는 매년 ‘학생선수 폭력피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가해자의 경우 학교폭력 심의기구를 통해 조치하고, 스포츠윤리센터에서도 학교 현장에 인권감시관을 투입해 불시에 점검하는 등 학교 현장의 폭력 실태를 직접 확인한다.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포함된다.

피해자가 기존 학교운동부에서 계속 운동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시도 종목단체 소속 등으로 대회에 계속 출전할 수 있도록 하고, 합숙 생활로 인해 가해자와 접촉해 지속적인 피해를 당하고 있다면 외부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임시보호를 지원한다. 또 학생선수가 쉽게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할 수 있도록 SNS를 이용한 신고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체육 특기자의 실적 평가체계를 개선한다.

농구나 야구, 배구, 축구 등 단체경기의 경우, 개인별 평가가 가능하도록 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고입 체육특기자의 경우 경기실적 외 평가 요소 비중을 높인다.

체육지도자 채용·평가시에도 인권침해 징계 여부, 학습권 보호 노력 등 실적 외 요소가 폭넓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합리적 평가 체계를 구축한다. 운동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유·청소년 주말리그 확대 및 주중 개최 종목별 대회의 주말 전환도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실질적 인권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운동부 기숙사도 개선한다.

중학교의 경우 기숙사를 점차 감축하도록 유도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기숙사에 대해 연 1회 이상 현장점검을 실시해 인권침해 요인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선수, 운동부 지도자가 학기별 1회 1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인권교육을 수강하도록 하고, 이와 별도로 프로구단에서 산하 유소년 팀 대상 연 1회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매 2년마다 체육지도자가 의무적으로 인권교육을 받도록 하고, 불이행 시 제재방안을 마련하는 국민체육진흥법 및 시행규칙 개정안이 올해 6월9일 시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 폭력 없이도 과학적 훈련방법 보급을 통해 경기력을 개선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전국 11개 시도에 위치한 지역 스포츠과학지원센터를 통해 국가대표에 대한 스포츠과학 지원 프로그램을 학교 운동부까지 확산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과학적 훈련방법 도입을 국가대표 지도자 평가요소에 추가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아울러 가상·증강현실을 활용한 훈련 콘텐츠도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해 나갈 예정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경기대회 참가 제한 등 이번 방안을 통해 폭력에 대한 무관용이라는 엄중한 메시지가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자라나는 학생선수의 롤 모델로서 스포츠선수에게도 큰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며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이라도 폭력을 행사했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되, 피해자 입장에서 진정한 치유를 얻을 수 있도록 피해자, 체육 현장 및 전문기관 등과 소통하면서 이번 대책을 시행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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