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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조두순 집 앞 영상’ 삭제 요청에도 두달째 ‘모르쇠’…“초상권 피해 일파만파?”
구글, ‘조두순 거주지 유튜브 영상’ 삭제요청에 두달째 ‘묵묵부답’
늑장대응 처음 아냐…5·18 역사왜곡 영상 8개월만에 삭제하기도
조두순 거주지와 관련한 영상이 유튜브 내 업로드 돼있는 모습. 조두순 집 인근 주민의 초상권이 썸네일부터 그대로 노출돼있다. 현재 해당영상의 조회수는 1000회를 넘겼다.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거주지 주변에서 찍힌 유튜브 영상에 대한 삭제 요청에 구글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안산시청이 삭제 요청을 한 후 두달 가량이 지났지만, 구글의 답변은 “검토 중”이다. 그 사이 인근 주민들의 얼굴이 그대로 담긴 영상들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구글의 ‘늑장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정부의 시정요구가 있은지 약 8개월만에 5.18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 왜곡 영상을 삭제했다. 구글의 영상 삭제 조치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아직까지 안산시청의 ‘조두순 거주지 영상’ 삭제 요청에 대해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달 7일 안산시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LLC(이하 구글)에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서 촬영된 유튜브 영상 40건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부 유튜버들이 조두순 집 앞에서 무분별한 촬영을 이어가면서, 인근 주민들의 초상권 및 사생활 침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3일 유튜브에 '조두순 집 앞'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영상들 [유튜브 캡처]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에 안산시는 유튜브 측에 해당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구글은 적법한 요청이 아니라며 반려했다. 구글 측은 공문을 통해 “안산시 측에서 문제가 된 영상 URL 링크들과 개인정보 침해에 관한 법률적 근거를 포함한 내용을 제출해줘야만 해당 영상 삭제 검토가 가능하다”는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안산시는 사생활 및 초상권 침해, 욕설, 과격한 행위 등 불법적 요소를 찾아내 법적 근거와 함께 구글에 영상물 삭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구글은 요청 후 두달이 다 되도록 명확한 답변을 내리지 않고 있다. 요청을 거부한다거나, 삭제를 진행하겠단 입장도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요청에 대한 구글의 늑장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정부의 요청이 있은지 8개월이 지나서야 가짜 뉴스를 포함한 역사 왜곡 영상을 삭제하기도 했다.

유튜브는 지난해 6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시정요구를 받은 동영상 100건 중 85건을 삭제했다.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 특수부대원이 개입했다거나 김대중 대통령이 폭동을 사주했다는 등 역사 왜곡 내용을 담은 영상이었다.

삭제 조치는 방심위가 지난 2019년 10월 요청한지 약 8개월만에 이뤄졌다. 당시 구글은 정부의 혐오, 가짜뉴스 삭제 요청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단 비판을 받았다.

구글이 대응을 미루고 있는 사이, 조두순 거주지 관련 영상에 노출된 주민들의 피해는 심화되고 있다. 당시 영상이 다른 채널을 통해 끊임없이 재가공, 재유포되면서 초상권 피해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2월 10일~14일 게시된 관련 영상의 조회건수는 약 10일만에 420만 회를 돌파했다. 두달이 지난 현재는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글의 영상 삭제 절차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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