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성이 동해안으로 귀순하면서 군 감시·경계장비에 10회나 포착됐지만 8차례 놓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과학화경계시스템에 고질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측 동해안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남성이 동해안으로 귀순하는 과정에서 군 감시·경계장비에 10차례 포착됐지만 8번이나 놓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근본적으로 과학화경계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과학화경계시스템의 빈번한 오작동으로 잦은 출동상황이 발생하는 탓에 일선 근무자들이 경보가 올리더라도 오작동으로 여겨 제대로 된 후속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제출받아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군 과학화경계기스템 탐지율은 90%에 불과한데다 오작동이 빈번하고 감시카메라 등 노후화로 인해 상당수 부품은 단종된 상태였다.

육군분석평가단은 작년 5월 작성한 ‘GOP(일반전초) 과학화경계시스템 비전력소요 사전분석결과보고’에서 GOP·중대·소초·상황실 기준으로 평균 4분30초마다 경보가 발생하고, 1개 사단 기준 월평균 19건의 실제 출동상황이 발생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군 당국이 과학화경계시스템 기준을 낮게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애초 군은 지난 2012년 과학화경계시스템을 구축할 때 철조망 감지시스템 탐지율을 99%로 설정했다.

그러나 시험평가 결과 탐지율이 90%에 그치자 ROC를 ‘90% 이상’으로 하향수정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KS규격상 탐지율이 90~99% 기준이라는 이유로 탐지율을 기존 99%에서 90% 이상으로 조정했다.

여기에 2012~2013년 전력화한 카메라의 경우 수명연한을 초과해 고장율이 높아진데다 해상도 저하 등으로 야간에는 효과적인 경계가 불가능한 형편이다.

또 기존 과학화경계시스템의 120종에 달하는 구성품 가운데 1/5이 넘는 26종이 단종됐으며, 특히 카메라는 12종 중 7종이 단종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가뜩이나 경계근무 인력이 부족한데다 과학화경계시스템 노후화로 성능이 떨어져 경계실패가 계속되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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