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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방 암호화폐 채굴에…” 90만원→200만원 그래픽카드 가격 폭등! [IT선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손님보다 암호화폐 채굴 수입이 더 짭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은 PC방들이 ‘광산’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손님이 끊겨 ‘노는 PC’를 암호화폐 채굴에 투입시키고 있는 것. 암호화폐 시세가 고공행진을 걸으며 임대료, 전기·수도료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도 ‘남는 장사’란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암호화폐 채굴 붐으로 그래픽카드 가격이 치솟아 일반 소비자의 피해를 야기한단 지적도 나온다.

23일 관련업계 따르면 지난해부터 손님이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을 시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PC방 업주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당초 PC방 암호화폐 채굴은 지난 2017~2018년 성행했지만, 암호화폐 시세의 폭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며 자연스레 감소세를 걸었다. 그러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손님들이 발길이 끊긴 가운데 암호화폐 시세가 반등을 거듭하며 다시 주목받게 됐다. 전체 PC방 업체 20%가 채굴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채굴 솔루션’을 90만원 안팎에 판매하거나, 무상으로 채굴 솔루션을 설치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업체도 등장했다. 채굴 솔루션은 5~10분 가량 화면이나, 사운드, 마우스, 키포드 등의 작동이 감지되지 않으면 채굴을 시작하고, 손님이 마우스를 건드리면 채굴을 멈추는 프로그램이다.

용산전자상가 전경 [출처=땅짚고] 용산전자상가 한 매장에 쌓여있는 NVIDIA의 RTX3080 [출처=FM코리아]

PC방 업주들로선 밑져야 본전인 장사다. 엔비디아 RTX3070 기준 하루에 200대의 PC를 15시간 가량 채굴에 동원하면 1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전기료도 컴퓨터 사양별로 매월 30만~40만원 정도 더 나오는 데 그쳐 외려 손님을 받을 때보다 수익이 좋다는 업주들도 있다.

최근 암호화폐의 시세가 오른 것도 채굴 열풍에 한 몫 하고 있다. 전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비트코인 가격이 높다”는 말에 시장이 크게 출렁여 한때 5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상당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채굴에 뛰어든 이더리움도 177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불편한 시선이 적지 않다. 암호화폐 채굴로 인해 그래픽카드 가격이 갈수록 오르고 있단 것이다. 실제 지난해 9월 90만원 중반대에 출시된 엔비디아의 RTX3080은 이달 들어 160만원, 많게는 2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가격 비교 전문 플랫폼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55만원에 판매됐다. 그래픽카드가 필요한 일반 소비자들이 애꿎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 전날부터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 조짐을 보이며 시장의 거품이 꺼져가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암호화폐의 가격 상승세가 멈추면 자칫 임대료나 전기료조차 건지기 어려울 수도 있단 것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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