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랑협회에 지나친 특권 아니냐"…미술은행 작품공모 자격 논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2021 작품구입 공모
미술관·화랑협회 갤러리 개인전 작가만 해당
'단체전→개인전 작가' 자격 전년비 대폭 강화
협회 비소속 갤러리·대안공간은 자격 없어
미술은행 "질적 향상 위한 선택… 상한가도 1억까지 올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웹페이지 캡쳐]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관장 윤범모, 이하 미술은행)의 올해 작품구입 공모를 놓고 미술계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원자격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강화된 데다, 기준 변화도 공정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술은행은 지난 1월 20일 소장품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매년 구매하는 것으로, 중견작가와 유망작가의 작품이 대상이다. 이렇게 소장한 작품을 정부기관, 공공기관, 지자체, 재외공관, 민간기관 등에 대여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미술문화 확산'을 목표로 대중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미술은행의 역할이다.

문제는 올해 응모자격이다. 국·공·사립 미술관에서 주최하거나 한국화랑협회 소속 갤러리에서 지난 5년간 개인전을 1회이상 개최한 실적이 있는 미술인이 대상이다. 2020년에는 국·공·사립미술관에서 지난 7년 이내 개인전 또는 단체전을 1회 이상 참여한 미술인이었다. 단체전 참여작가에서 개인전 참여작가로 기준이 강화됐고, 화랑협회 갤러리라는 조건이 새로 생겼다.

앞서 2019년 이전에는 개인전을 5회 이상 개최한 실적이 있으면 지원할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지원 자격이 계속 바뀐 것이다. 미술은행측은 "단체전 참여작가에서 개인전으로 강화한 것은 수집작품의 질적향상을 제고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수준 높은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작품 구매 상한액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화랑협회 갤러리 개인전 작가는 미술관 뿐만아니라 영리공간 경력도 넣어 대상을 넓힌것"이라며 "차츰 비영리공간이나 대안공간으로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2021년 작품구매 공모 안내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웹페이지 캡쳐]

그러나 SNS를 중심으로 "국립기관의 행정절차에서 민간 단체인 화랑협회에 특권을 주는 이유가 무엇이냐"(김진하 미술평론가)는 날선 비판이 나온다.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갤러리는 물론 비영리 전시공간, 대안공간은 모두 제외됐기에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요지다.

현재 국내 갤러리는 약 450개, 화랑협회 소속 갤러리는 157개다. 신생 갤러리들은 키아프나 화랑미술제에 참가하지 않을 생각이면 아예 가입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비영리 전시공간이나 대안공간에서도 유망 작가들의 개인전이 열리는 것이 현실이다. 한 대안공간 디렉터는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들도 우리 전시는 꼭 찾는다. 그러면서도 여기서 전시한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중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화랑협회의 로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미술은행 측은 "1차 시장을 이끄는 곳이 화랑이고, 이들을 대표하는 집단이 화랑협회라 넣은 조건일 뿐 로비 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올해 미술은행의 작품 구매 규모는 16억 8000만원이다. 2020년엔 18억원, 2019년엔 19억5000만원이었다. 소장품 공모 마감일은 오는 2월 26일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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