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등세 항공유 시장 지각변동(?)…아시아나 인수전에 긴장하는 SK·GS [株포트라이트]
항공유 가격 10개월 새 5배 폭등…코로나19 이전 회복
화물 수요 탄탄·한파에 등유 수요 폭증 영향
항공유에 따라 춤추는 항공사 실적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이후 거래선 변화에 따라 정유사 희비
아시아나 70% SK에서 구매…한진이 거래처 변화줄 지 주목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정유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마진 제품인 항공유 또한 강한 상승세를 시현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각국의 입국제한조치로 여행 수요가 급감하며 항공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항공유 가격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항공유의 상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주요 정유사들에 대한 주요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들 기업의 주주라면 특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긴장의 눈초리로 지켜봐야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과 GS의 주주들은 향후 인수전이 마무리되면 거래선 변경 리스크에 따라 매출과 이익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여행은 못가지만, 화물 수요는 폭증…항공유 가격 강세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서도 항공유는 뛰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이 흐름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여행 수요가 급감했지만, 화물 수요는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이 항공유의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66.17달러를 나타냈다. 항공유는 지난 1년 간 드라마틱한 흐름을 보여 왔다. 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지난해 4월에는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3달러 선까지 폭락한 바 있다. 산술적으로 불과 10개월 만에 5배나 오른 것이다

항공유 가격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5월부터 배럴당 30~40달러대에서 횡보하다 같은 해 11월 배럴당 50달러 선을 돌파했다. 그리고 이후 연일 고공 행진이다. 최근에는 국제 유가 상승폭보다 항공유 가격 상승폭이 더 크다. 배럴당 항공유와 WTI 가격 간 스프레드(차이)는 지난해 1월 말 15.12달러에서 같은 해 5월 말 -1.1달러로 역전됐다가 지난 12일 기준 6.55달러까지 회복됐다.

항공유 가격의 상승 원인으로는 항공 화물 수요의 증가, 한파로 인한 등유 수요 증가 등이 작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12만6000톤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 자동차 부품 등 전통적인 부품 뿐 아니라 반도체 등 IT제품과 바이오 헬스케어 등 관련 제품의 수출도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어 항공 화물 운송을 위한 항공기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한파로 인한 등유 수요의 증가도 항공유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상 항공유는 등유에 산화방지제, 빙결방지제 등 첨가제를 넣어 제조한다. 원재료 격인 등유는 주로 가정이나 농어업 난방용으로 사용되는데, 난방유 특성상 수요의 약 70%가 동절기에 집중된다. 최근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로 인한 등유 수요 증가는 더욱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캡쳐]
GS칼텍스 항공유 사용하는 한진…SK에너지 사용하는 아시아나 거래처 바꿀까

항공유는 항공사의 마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행기 운항에는 막대한 양의 연료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인천에서 뉴욕까지 운항하는 대형기의 항공유 소모량은 약 20만 리터에 달한다. 이는 대형 세단 2500대를 채울 수 있는 분량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할 경우 항공사는 통상 약 3000만달러(330억원)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는 만큼 항공사들은 보다 저렴한 항공유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공급처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항공유 시장의 지각변동을 이끌 뇌관이 될 수 있다. 두 항공사의 항공유 주 공급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항공유의 50%를 GS칼텍스에서 공급받고 있다. S-OIL과 SK에너지로부터는 각각 20%, 현대오일뱅크에서 나머지 10%를 공급받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유의 70%를 SK에너지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SK에너지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는 2015년 SK가 금호산업 지분 일부를 매입하면서 금호아시아나의 재건을 도왔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의 항공유에서 GS칼텍스의 비중이 높은 것도, GS그룹과 한진그룹 간의 우호관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GS홈쇼핑은 조양호 회장의 한진 지분 6.87%를 전량 인수했는데, 해당 자금은 조원태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됐다. 관건은 한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한 뒤 항공유 구매선에 변화를 주는 지 여부다. 이는 1조5000억원의 거래 시장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다.

위정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기준 1900만 배럴의 항공유를 소비했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50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 이라며 “인수 이후에 항공유 보금 시장이 개편될 경우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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