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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긴 지옥, 코로나에 무방비 노출”…순천향대병원 간호사들의 호소
지난 17일 오전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 임시선별진료소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의료진과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순천향대 서울병원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가운데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 해당 병원 간호사가 쓴 것으로 보이는 호소 글이 올라와 방역허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게시글에 따르면 순천향대 서울병원 방역체계 최전선에 선 일선 간호사들의 호소가 분출하고 있다. 추가 전파를 통해 확진자가 계속 쏟아지고 있지만 전문 청소·방역 인력 없이 기존 간호사 인력만으로 업무 공백을 메워 ‘번아웃’(탈진)에 내몰렸다는 지적이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선 12일 입원 환자 중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201명까지 불어났다. 환자와 접촉했던 이들이 연쇄 감염되며 환자와 종사자·보호자·간병인 등 12명이 추가됐다.

순천향대 간호사들은 업무 과중과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9일 블라인드에는 순천향대 간호사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순천향대 직원이라 밝힌 작성자는 “선제 격리(동일 집단 격리) 병동 중에 음압 병동이 한곳도 없다. ‘확진 확률 높음’이라고 경고하면서 레벨 방호복 없이 보호구만 입고 근무한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확진자가 나와도 (간호사를) 자가격리 시키지 않고 능동감시 대상자로만 분류한다”며 “밀접 접촉자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 지난 19일 순천향대 서울병원 간호사가 쓴 것으로 보이는 호소 글이 올라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블라인드 갈무리]

또 다른 직원은 “여긴 정말 지옥이다 살려달라. 기존 병동 환자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간호사들을 여러 병동 헬퍼로 돌리고 있다”며 “병동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담당 간호사를) 능동감시자로 분류해 다른 병동에 보내는데 그 중 양성이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 물조차 마시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와 9시간째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있다”며 “잠복기였던 환자를 검사할 때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책이 없다. 살려달라”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병원측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전문 청소·방역 인력을 최소한으로 사용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 직원은 “병동과 외래 근무가 끝나면 간호사가 병실부터 창문,바닥,천장까지 닦고 있다”며 “오프인 간호사들까지 동원해 무급으로 하루 8~9시간 청소를 시키면서 ‘균이 나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엄포를 놓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도 “하루종일 근무하고 쉬지도 못한 채 10시간 청소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지난 12일 확진자 발생 후 13일과 14일 양일간 교직원과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1차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순천향대병원은 13일부터 15일까지 본관 8층을 코호트 병동으로 운영한 데 이어 17일부터는 본관 병동 5∼9층까지 코호트 격리를 시행 중이다. 지난 17∼19일 3일간 직원에 대해 2차 전수검사를 진행했다. 3차 전수검사는 24∼26일까지 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4차 검사도 고려하고 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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