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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는 우주 도전…독자기술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꿈’이 영근다 [신대원의 軍플릭스]
1.5t 위성더미·200㎏ 성능검증위성 싣고
누리호 10월 1차·내년 5월 2차 발사 예정
명실상부 과학기술 선진국대열 진입 기대
‘뉴스페이스시대’ 국가차원 관심·지원 필요

국내 첫 우주 공상과학(SF) 영화 ‘승리호’가 세계에서 호평받고 있는 가운데 현실세계에서도 대한민국의 우주를 향한 도전이 뜨겁게 진행중이다.

정부는 최근 개최한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에서 2021년도 우주개발진흥 시행계획을 확정지었다. 백미는 국내 기술로 개발·제작·시험·발사까지 하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다. 누리호는 올해 비행모델(FM) 제작을 완료하고 오는 10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누리호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마다 다른 국가에 7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비용을 지급하고 의뢰해야만했던 과거와 작별할 수 있다. 민간과 국방분야에도 큰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누리호는 한국이 2030년을 목표로 하는 달 착륙과 한걸음 더 나아가 승리호를 향한 여정에서 첫걸음으로 기록될법하다.

누리호는 오는 10월 1.5t의 위성 더미를 싣고 1차 발사되고, 내년 5월 200㎏의 성능검증 위성을 싣고 발사될 예정이다. 인공위성 1대 제작에 2000~3000억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한 일정이다.

누리호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달 28일 75t급 엔진 4기를 묶어 클러스터링한 300t급 1단 액체엔진 인증모델 종합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600~800㎞ 상공 궤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 3단 로켓으로 길이 47.2m, 중량 200t에 달한다. 항우연은 75t급 액체엔진을 그간 174차례 1만7290초에 걸쳐 누적 연소시험을 진행했는데, 엔진 4기를 클러스터링한 상태에서 연소시험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연소 과정에서 4기의 엔진 중 1기라도 제대로 추력을 내지 못하거나 진동을 일으키고 방향이 통제되지 않으면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항우연 내에서는 이번 시험으로 큰 산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로 치면 시동을 걸고 엔진이 본격 가동되기까지 불안정한 구간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항우연은 이달 중 100초 연소시험을 통해 엔진 내구성을 검증하고 3월 1단 추진체를 모두 소진하는 127초 연소시험을 계획중이다. 물론 결과를 조심스럽게 지켜봐야겠지만 가장 불안정한 30초를 넘어선 만큼 추가 연소시험에서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누리호 엔진 얘기를 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1단과 2단의 75t급 엔진과 3단 7t급 엔진을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75t급 엔진 개발·생산은 세계에서 7번째다. 지난 4일 헤럴드경제 취재진이 찾은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형발사체 엔진 조립 공장은 실제 비행에 사용될 엔진 생산과 각종 검증작업으로 분주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의 액체엔진 체계조립과 터보펌프, 밸브류 제작 등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가스터빈엔진 제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하늘을 넘어 우주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장한다는 야심찬 구상을 세우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 세계무대에서 사업 역량과 리더십을 확대해야한다”며 “항공·우주 등 신규사업에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성장기회를 선점해달라”고 주문했다. 스페이스X를 비롯해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위성과 우주 인터넷 등 우주사업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부으며 앞 다퉈 뛰어드는 시대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초 국내 대표적인 우주위성 전문기업인 쎄트렉아이 투자 및 지분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우주사업은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분야이다. 민간과 정부 차원에서 단발성이 아닌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만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누리호 발사는 국가적으로 엄청난 자산을 갖게 되는 것인 만큼 후속사업도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우주발사체 분야는 당장의 경제성보다는 미래 기회를 선점하는 측면에서 ‘뉴 스페이스 시대’에 산업계가 담당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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