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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유가, 다시 100달러갈까?…원자재 ‘슈퍼사이클’ 바로 이해하기
20세기 이후 이번이 5번째
원유, 공급능력 충분하지만
투기자금이 가격 높일 수도
자원별 수급·특성 이해필요

최근 JP모건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부양으로 원유수요가 회복되면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이유다. 골드만삭스도 ‘보복 소비’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부양책이 전기차보다는 SUV를 선호하는 중산층 소비를 자극할 것이란 논리다.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원유 수요는 하루평균 약 1억 배럴이다. 지난해 9000만 배럴 수준으로 하락했고, 올 들어 9600만 배럴 수준으로 회복됐다. 현재 미국은 일 200만 배럴,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약 800만 배럴 가량의 증산 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하루 1억2000만~1억4000만 배럴 수준까지 수요가 급증하면 공급부족 나타날 수. 하지만 아랍에미레이트(UAE)도 생산능력 확충을 준비 중이다. 미국의 제재로 원유시장에서 배제됐던 이란이 바이든 정부에서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과거보다 원유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이른바 ‘보복소비’로 일시적인 초과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에는 대비할 필요는 있다.

20세기 이후 4차례의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존재했다. 1,2차 세계대전 이후와 오일쇼크, 그리고 중국의 산업화다. 요인을 분석하면 전쟁, 공급차질, 수요 확대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면 ‘돈’이다. 통화량이 증가해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현물 자산은 표시가격이 높아지게 된다.

지난 해 7월 이후 금속, 농산물, 원유 가격은 40% 넘게 올랐다. 랠리가 시작된 때는 백신이 나오지도, 바이든이 당선되기도 전이다. 랠리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천문학적인 현금 살포다. 주도한 것은 이 바닥의 선수인 헤지펀드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헤지펀드의 가장 큰 후원자다.

투기적(speculative)으로 시작된 랠리는 이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며 진짜 ‘호재’를 만난다. 바로 ‘그린 에너지’다. 심지어 중국도 친환경에 대대적 투자를 약속했다. 전기차 수요가 폭발하면서 관련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다. 세계최대 광산기업인 스위스 글렌코어(Glencore)는 2050년까지 구리 수요가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새 광산개발이 어려운 구리는 최근 가장 많이 값이 오른 소재다.

현재의 원자재 랠리는 슈퍼사이클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원자재별로 수요 전망이 다르기 때문이다. 농산물은 재배를 늘리면 수급 환경이 바뀐다. 랠리가 오래 가기 어렵다. 전기차가 확대되면 그만큼의 발전이 필요해 원유수요가 늘어날 수 있지만 저탄소경제가 변수다. 원유보다는 친환경에너지 기반의 발전이 늘어날 수 있다. 구리와 은, 백금 등 친환경 인프라구축에 필요한 소재들은 상당기간 수요 우위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재활용이 가능한지, 매장량이 풍부한 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한편 자금흐름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바뀌면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에 앞서 이번 랠리의 도화선이 된 투기적 자금의 차익실현도 경계해야 한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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