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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찬스”…곽상도는 왜 문준용을 거듭 저격할까 [정치쫌!]
郭, 文대통령 아들 준용 씨에 ‘공격본능’
두 사람, 몇 년째 사사건건 충돌해 ‘설전’
野에선 박수…與에서는 반박 기조 계속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쯤되면 앙숙이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를 거듭 저격하고 있다. 곽 의원이 문씨를 향해 거듭 “아빠 찬스”라고 쏘아붙이면서 정치권 내에선 “OO 찬스”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 수년째 이어가는 집요한 공격으로 인해 여당에선 “문준용 스토킹”(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란 비판도 나왔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곽 의원과 문씨는 지난 2019년 ▷교육 프로그램 납품 의혹부터 ▷건국대 시간강사 특혜 의혹 ▷미국 유학비와 거처 마련 출처 ▷국정감사 당시 준용 씨의 대한 강사 평가자료 요구 논란 ▷‘5인 이상 집합금지’와 문씨의 전시회 날짜 간의 상관관계 논란 등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혔다. 곽 의원이 주로 공격하고 문씨가 이에 반박하는 형태였다.

곽 의원은 공방 과정에서 “대통령 아들이 ‘아빠 찬스’를 누리고 사는데, 야당 국회의원이 일일이 이를 확인하니 불편한가”라며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그마저도 끝날 것이니, 그때까지 자숙하길 바란다”고 다소 원색적인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문씨도 지지 않고 “곽상도는 상습적이고 무분별한 권한남용으로 사람들을 해치고 있다”고 받아쳤다. 두 사람 간 험한 말만 오가지 않을 뿐, 감정의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곽 의원의 문씨에 대한 ‘저격 본능’을 그의 경력에서 찾는다.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검사로 활동한 곽 의원은 2013년 3~8월 청와대 민정수석을 역임했다. 이 직책이 하는 일의 핵심 중 하나는 공직·사회기강 관련 업무 보좌 등이다. 자연스레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이 얽힌 온갖 의혹·논란들을 살펴볼 수밖에 없다. 곽 의원이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쌓은 경험을 활용하다 보니, 문 대통령 주변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청와대 민정수석실 아래에서 대통령 주변인사들을 살펴보는 특별감찰반도 근 4년째 공석이다. 야권 관계자는 "곽 의원이 자처해서 특감반의 역할을 하는 격”이라고 했다.

곽 의원이 성향이 한몫한다는 말도 곳곳에서 들린다.

야권 관계자는 “곽 의원은 좋게 말하면 집중력이 있고, 좀더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고지식한 면이 어느 정도 있다”며 “곽 의원은 문씨에 대한 첫 의혹을 제기하기 훨씬 이전부터 문 대통령 주변인사들의 행적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안다. 한 분야에 매달리면 결론을 보고 싶어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연합]

곽 의원의 이러한 행보는 야권에선 박수를 받지만, 여권에선 또 다른 저격 혹은 반박을 부르기도 했다.

손혜원 전 의원은 곽 의원이 제기한 ‘미국 유학비와 거처 마련 출처’ 의혹을 놓고 “문씨가 뉴욕 제 콘도에 산 적이 있다면 곽 의원에게 10억원을 드린다”며 “검사에 민정수석까지 한 분이 창피한 줄 모른다”고 직격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제 곽 의원의 주장이라고 하면 믿고 거른다”며 “국회의원이 국민혈세를 받고 하는 일이 ‘문준용 스토킹’이라고 한다면 얼마나 부끄럽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수차례 날 선 공방으로 인해 '해프닝'이 생기기도 했다.

문씨는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에서 곽 의원이 건국대 이사장을 국감장에 불러 자신의 시간강사 평가자료를 요구했다며 “(곽 의원이 건국대 이사장에게) 제 강의평가를 달라고 했다는데, 한마디로 시간강사가 특혜 아니냐는 소리”라며 “곽상도 나빠요”라고 했다. 그러나 대학 이사장을 국감에 불러낸 인사는 곽 의원이 아닌 여당 의원이었다. 곽 의원은 “건국대 이사장은 민주당 의원의 필요로 국감장에 불려 나온 것으로, 이왕 증인으로 출석했기에 문씨 자료도 제출할 것을 요청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문씨는 "잘 못 안 부분이 있다. 미안하다"며 "앞으로 페어플레이하자"고 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 페이스북 일부 캡처

한편 곽 의원과 문씨는 현재 ‘코로나19 피해 예술지원금 특혜 수령’ 의혹을 놓고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곽 의원은 문씨가 지난해 받은 서울문화재단의 지원금에 대해 “애초 공고보다 최종 선발인원을 늘렸다”며 “‘문재인 보유국’의 문 대통령 아들이 떨어지게 생겨서 그런 것인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문씨가 피해 내용을 쓰는 문서에 겨우 4줄을 썼다고도 했다. 문씨는 이에 대해 “곽 의원의 주장을 정리하면 ‘A가 탈락할까 봐 선발인원을 늘렸다’는 것인데, 그 근거가 ‘A가 대통령 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 하나뿐이다. 이게 타당한가”라며 “요즘 세상에도 이런 게 가능한가. 선발인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이 의심스러운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곽 의원이 자신이 있으면 기자회견을 하거나 보도자료를 배포했을 텐데 일부 언론을 통해서만 주장을 전하고 있다. 근거가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듯하다”며 ”저뿐 아니라 서울문화재단의 공정성도 욕보였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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