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길용의 화식열전] 쿠팡 美상장, 누가 이익을 보는가
원래 미국기업 창업자도 미국인
500억달러 가치 아직은 추정뿐
日 소프트뱅크 투자회수 본격화
성장전략·주가희석위험 살펴야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으로 시장이 떠들썩하다. 관련 테마주까지 등장할 정도다. 코로나19로 대세가 된 언택트 소비 시대에 쿠팡이 가장 수혜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 많은 이들의 쿠팡의 서비스를 높게 평가한다. 이번 상장으로 모은 돈이 양질의 고객 서비스로 투자된다면 반길 만도 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해외주식을 실시간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대다. 쿠팡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 쿠팡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다르다. 따질 건 따져야 한다. 공모주 투자에서 단기간에 가장 큰 이익을 얻은 것은 이해관계가 같은 기존 대주주와 상장주관사인 경우가 많다. 일반 투자자에 비싸게 주식을 필 수록 이 둘은 더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길게 봐서도 유망할 때 투자하는 게 정석이다.

▶한국의 ‘유니콘’이 미국 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쿠팡을 ‘한국의 유니콘 기업’이라고 표현했다. 이번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기업공개(IPO)를 할 법인은 미국 델러웨어 주법에 등록된 ‘ 쿠팡유한회사(Coupang.LLC)’다. 한국에 설립된 ‘쿠팡주식회사’에 자산을 현물출자하면서 지분 100%를 가지게 된 지주회사격이다. 이번 상장에 앞서 주식회사인 ‘Coupang. Inc’로 전환하면서 보통주 A주식과 29배의 차등의결권을 가진 B주식를 발행한다. 원래 미국 기업이니 한국 증시가 아닌 뉴욕증시로 ‘직상장’한 것은 아니다. 쿠팡엘엘씨 투자자들이 돈을 넣은 곳도 미국법인이니, 회수를 위한 상장도 미국 법인이어야 했다. 창업자 김범석 의장과 주요 임원도 미국인이다. 주요 투자자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동 국부펀드 등이다.

▶기업가치 500억 달러 가능할까=지난해 쿠팡은 처음으로 영업현금흐름 흑자(3.1억 달러)를 기록했다. 투자를 제외하면 영업에서 드디어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한 셈이다. 투자를 감당하면서도 이익을 내려면 매출이 더 커져야 한다. 시총 500억 달러면 2020년 매출(119.7억 달러) 대비 4.2배다. 아마존이 흑자로 돌아선 2003년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침투율은 당시 미국 1.7% 수준이지만 지난해 한국시장은 34%에 달한다. 성장잠재력이 아마존 만 못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1/15에 불과한 시장으로는 부족하다. 해외진출에 필요한데 이번 상장 관련 서류에서는 이와 관련된 언급이 없었다. 국내에서 새로운 사업영역 확장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상장으로 누가 이익을 보는가=기업공개를 앞두고 공모가가 높을수록 돈을 버는 주관사들이 ‘흥행몰이’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행보다. 이번 상장 주관사는 월가의 거인인 골드만삭스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만든 비전펀드는 쿠팡인코에 2015년 이후 30억 달러를 넘게 투자했다. 비전펀드는 이번에 일부 주식을 팔아 투자를 회수할 예정이다. 향후 주가가 오르면 비전펀드의 투자회수(exit)에 유리해진다.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김 의장이 확보한 B주식은 1억7600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12.3%에 불과하지만, 의결권 51억주로 전체의 80.2%에 달한다. 50% 이상 보통주를 더 발행해도 과반을 지킬 수 있다. 상장신주 발행을 빼고도 올해 주식보상으로만 발행주식수는 7%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 주주가치 희석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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