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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딸 남친 진짜 없을까” 카톡 멀티프로필 때문에 의심병 걸린다? [IT선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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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우리는 XX 쓰자, 괜찮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의심 가득 메신저’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메신저 상 친구들에게 각기 다른 프로필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멀티프로필 기능을 새로 도입하면서다.

카카오톡이 지난 28일부터 제공하고 있는 멀티프로필 기능은 기본 프로필 외에 최대 3개까지 프로필을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각각의 프로필을 볼 수 있는 친구들은 사용자가 직접 설정한다. 예컨대 회사 상사 등 공적 관계에 해당하는 친구들에겐 하늘색 바탕에 아무런 사진도 없는 기본 프로필만 보이도록 해놓고, 애인의 사진으로 설정한 두 번째 프로필은 애인과 친구들에게만, 취미활동 중에 촬영한 사진으로 설정한 세 번째 프로필은 동호회 회원들에게만 보이도록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친구로 등록된 이들에 한해서만 멀티프로필이 보이도록 할 수 있고, 친구로 추가돼 있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기본 프로필만 나타난다.

멀티프로필 기능의 장점은 사생활의 공유 범위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필요한 간섭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친구들에게는 자신의 최근 일상을 공유하거나 자랑하고 싶지만, 회사 선후배나 사업 파트너에게까지 그런 일상을 알게 하고 싶지는 않을 수 있다. 기존에는 이같은 우려 때문에 심심하게 프로필을 설정해두거나, 반대로 일상을 그대로 드러냈다가 회사에서 “애인 생겼네?” 등 사적인 질문을 받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카카오]
[카카오]

하지만, 반대로 멀티프로필이 누군가의 사생활을 숨기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내게 보이는 저 프로필이 과연 얼마나 자신을 드러낸 프로필일까?’하는 생각에서 시작돼 섭섭함과 의심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누리꾼들은 카카오톡이 불륜을 꿈꾸는 기혼자들의 천국이 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예컨대 기본 프로필은 아무런 사진 없이 설정해 놓은 뒤, 가족들에게는 배우자 및 자녀들과 함께 찍은 사진만, 불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는 혼자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 사진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상대방은 본인에게 보이는 프로필이 멀티프로필인지 혹은 기본 프로필인지 알 수 없다. 멀티프로필을 볼 수 있는 친구로 지정되면, 지정된 입장에서는 그저 상대방이 프로필 사진을 바꾼 것으로만 인식된다.

이밖에 카카오톡 프로필을 통해 자녀의 연애 관계를 유추할 수 있었던 부모, 친구들의 프로필을 눌러보고 일상을 확인한 뒤 안부를 전하곤 했던 이들 등이 멀티프로필 서비스를 두고 섭섭함을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는 카카오톡이 범죄나 사기가 횡행하는 플랫폼으로 변질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멀티프로필을 통해 보다 편하게 타인을 사칭할 수 있게 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벌써부터 멀티프로필 기능이 보이스 피싱이나 신분세탁, 중고거래 사기 등에 활용되는 사례가 곧 나올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카카오 측은 멀티프로필 기능이 범죄나 사기에 활용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선을 긋는다. 본인 명의의 휴대폰 번호와 통장 계좌번호 등을 통해야 가입할 수 있는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 사용자들만 멀티프로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휴대폰 메신저를 통해 일어나고 있는 범죄는 대포폰이나 해외번호가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멀티프로필 기능은 이같은 접근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범죄나 사기를 도모한다고 할 경우, 멀티프로필은 오히려 추적 위험을 높이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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