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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서·포·자’ 입니다”…서울서 짐 싼 164만명
집값 폭등 젊은층·중장년 이탈
서울시 전입 〈 전출 ‘역전’현상
작년 순이동 인구 6.5만명 기록

‘나홀로 가구’ 비율 사상 최대
전체 세대중 42.07% 차지
1~2인 세대 합산땐 64%육박

서울에서 내 집 마련 꿈이 좌절되고, 수도권 광역교통망이 편리해지면서 삶의 질을 찾아 서울을 떠나는 ‘서포자(서울 거주를 포기한 사람)’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한해 서울의 전출인구는 164만 7797명으로, 최근 5년 사이 전출인구로는 2016년에 이은 두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분화가 심화해 전체 세대 중 1~2인 세대 비중이 사상 최대인 64%를 차지했다. 26일 서울시와 행안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를 살핀 결과다.

▶주택·교육 문제로 허리 휘었나…50대 이하 계속 감소= 지난해 서울의 인구 이동은 2016년 만큼 활발했다. 전입인구는 158만 2428명으로 최근 5년(2016~2020년) 전입인구로는 가장 많았다. 전출인구가 그보다 많으면서 순이동 인구는 마이너스(-) 6만 5369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총 인구는 966만 8465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지난해 경기도 인구는 1342만 7014명으로, 1년 새 8만 1090명이 늘었다.

서울 인구는 매해 감소세다. 순유출 규모를 보면 2016년 14만 243명이 뭉텅이로 빠져 나간 뒤 2017년 9만 8463명, 2018년 11만 215명, 2019년 5만 142명 씩 감소가 이어졌다.

그 중에서도 50대 이하에서 청년층인 20대(20~29세)만 제외하고 5년째 감소세다. 지난해에도 20대만 3700명 가량 늘었을 뿐 50대 이하 모든 연령 인구가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인구는 5년째 꾸준히 증가세다. 지난해 100세 이상 인구도 548명 추가돼 6792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서울 평균 연령은 2019년 42.7세에서 지난해 43.2세로 높아졌다.

고공행진하는 집 값과 미세먼지, 감염병 위험에 취약한 인구 밀집 등이 젊은 세대와 중장년 인구를 서울에서 밀어냈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에 거주하는 김현수(25)씨는 “집 안이 한번 경기도로 이사나온 뒤 서울 집 값 폭등으로 서울로 재진입이 어려워졌다”며 “직장이 서울에 있는 아버지, 서울서 대학을 다니는 저까지 온 가족이 매일 몇 시간 걸리는 출퇴근을 감수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위험, 자연환경 등을 고려하면 경기도 거주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고 했다.

▶서울시 ‘나 혼자 산다’ 가속화…1인 가구 비율 사상 최대= 지난해 12월 서울시 1인 세대 수는 200만 세대를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1인 세대는 지난 한해에만 10만 3621세대가 늘었다.

지난해 서울의 전체 세대 441만 7954세대 가운데 1인 세대는 185만 8554세대로 전체의 42.07%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를 찍었다. 2인 세대는 95만 9907세대로 21.73%다. 1~2인 세대 합산 비율은 약 64%에 이른다.

1인 세대 증가폭은 빨라지고 있다. 2017년까지만해도 4만 7000세대 수준이었으나 2018년부터는 해마다 7만 세대가 넘었고, 지난해 10만을 넘었다.

이로 인해 서울시의 세대 당 평균 인구 수는 2.19명까지 줄었다. 2016년 2.37명에서 해마다 2.34명, 2.29명, 2.25명 등 감소를 이었다.

최근 세대주 분리에 나선 2030 세대는 주택청약 준비를 위한 세대주 분리와 1인 가구에게 유리했던 재난지원금 정책 등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직장인 박모(31) 씨는 “굳이 독립할 필요는 없었지만, 세대주가 아니라서 대부분 청약이 불가했다”며 “집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있는 상태인데 계속해서 청약을 넣어보려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오모(23) 씨는 “이전에는 세대주 분리를 해야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다가 코로나 재난지원금은 1인 가구로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해서 떨어져나왔다”며 “살고 있는 고시원이 세대주 등록을 할 수 있는 곳이어서 가능했다”고 했다. 한지숙·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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