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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지주 최대실적에도 ‘관치에 발목’
“작년 순익 15조…전년비 7%↑”
배당 억제·이익공유제 등 걸림돌
금융당국·정치권, 자율경영 저해

금융지주 주가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연말연초 불거진 배당 억제 권고, 이익공유제 논란 등 각종 대외 변수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배당락일인 12월29일 이후 2주 가량 상승곡선을 그린 뒤 이후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요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2019년보다 7% 많은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 증가하면서 이자이익이 늘었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을 내 투자)’로 대변되는 주식투자 열풍으로 계열사인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부동산에 대한 투자까지 늘며 마이너스통장, 각종 신용대출도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추가 규제 소식에 따라 미리 대출을 잡아두려는 수요까지 겹쳤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은행 업종 순이익은 2조4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12% 상회할 전망”이라며 “대출은 2.1% 늘었고, 비이자이익이나 비은행 부문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뛰는 실적과 달리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지역 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해 배당락일 이후 2주 가량 상승세를 탔으나, 이후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린 것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제기된, 배당 억제 권고, 이익공유제 도입 등의 논의와 무관하지 않다. 사실상 금융사들의 자율경영을 저해하는 조치들이 잇달아 언급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식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금융지주 지분을 확대하면서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금융지주에게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금융지주 지분은 ▷하나금융지주 9.97% ▷KB금융 9.96% ▷우리금융지주9.88% ▷신한지주 9.84% ▷BNK금융지주 13.47% ▷DGB금융지주 12.61% ▷JB금융지주 10.34% 등으로 한도를 거의 꽉 채운 상태다. 은행법 및 금융지주회사법의 보유제한 규정상 국민연금은 4대 금융지주의 지분율을 10%, 지방금융지주는 15%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우리·JB금융지주를 제외하고 국내 모든 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이다.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나서고 있는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금융지주의 특정 안건에 반대하면 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배당 규제 논란에, 최근에는 정치권에서 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대출금리 인하 요구 등을 언급하고 있다. 규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금융지주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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